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4-12-02 20:11:00
연말을 맞은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최고경영자를 각각 ‘변화와 내부통제’를 이유로 전격 교체하고 나서면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인사 기조가 금융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오는 31일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행장의 경우 당초 3연임이 유력시됐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안정보다 ‘쇄신’을 택하며 3연임이 불발됐다. 평소 은행·비은행 부문 시너지를 강조해 온 양 회장은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신임 국민은행장에 깜짝 발탁했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조 행장의 교체는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후임으로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 부행장을 택했다.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인사인데 향후 은행 전체의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임기가 1년인지 2년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지만 연임 자체는 무난하다는 관측이 많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역시 호실적을 거둔 만큼 연임에 무게가 실리지만, 변화의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경우 교체가 유력해 보인다. 올해 초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중대 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며 직접 겨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제외한 5대 금융의 다른 계열사 최고경영자들도 상당수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