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4-12-31 17:50:39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00원 근처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4분기(10~12월) 평균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 해 동안 184원이나 급등했는데 연말 종가 기준으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최악의 성적표로 평가된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31일 오전 2시(야간장 종가 기준) 환율은 1472.3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630.0원 이후 가장 높다. 지난 2023년 마지막 거래일에 환율이 1288.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가 기준으로 비교 시 1년 새에 환율은 184.3원(14.3%)이나 급등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환율(일일 종가 기준) 평균은 1398.75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3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 불안이 확산하면서 원화가 약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문제는 새해 들어서도 환율이 좀처럼 내려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환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노무라는 환율이 올해 2분기 말 1500원까지 오른 뒤 3분기 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노무라는 올해 2분기 말 환율이 1300원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는데, 계엄 사태로 전망치를 200원이나 올려 잡은 셈이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다르게 고환율이 고착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