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새해지만 그래도 희망찬 해가 떴다

시민들 차분한 분위기로 일출 맞아
“올해 평온한 일상 되돌아오길 희망”
시국 반영해 주요 해맞이 행사 취소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5-01-01 12:51:48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비상계엄과 비행기 사고로 마음이 잘 잡히지 않는 연말이었습니다. 새해에는 평온한 일상이 되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일출을 보러 나왔습니다.”

1일 오전 7시 32분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2025년 첫해를 마주한 김경화(58·해운대구) 씨는 올해는 큰 사고 없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지난해는 연말까지 국가적으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해맞이 행사가 없어도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이들로 가득했다. 미포항 쪽에서 해가 떠오르자 바다에 모인 가족과 친구 등이 여기저기에서 “해가 뜬다”고 환호했다. 희망찬 한 해를 꿈꾸며 손을 모아 소원을 빌기도 했다. 붉은빛이 시민들 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오전 8시가 넘어도 해수욕장 주변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출출함을 달랠 아침을 먹기 위해 바닷가 주변 복국, 국밥 식당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도 첫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해가 떠오르자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평안한 을사년이 되길 기원했다. 김 모(43•중구) 씨는 “올해는 마음 졸일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은 경기가 살아나는 게 급선무라 강조했다. 수영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박경수(56) 씨는 “빨리 혼란스러운 상황이 바로잡혀서 활기가 되살아나야 한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시절 때만큼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부산 각지에 있는 해맞이 명소는 국가애도기간과 겹쳐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부산 전역에 10만 5500명이 해맞이를 보러 왔다고 추산했다. 해운대해수욕장 2만 9000명, 다대포해수욕장 2만 9000명, 광안리해수욕장 2만 3000명, 용궁사 1만 5000명 등이다.

날씨는 상대적으로 따뜻했다. 이날 오전 체감온도는 영상 1도로 겨울철 다른 날보다 포근했다. 미세먼지 등도 없어 맑은 하늘에 뜬 첫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올해 부산 기초지자체 대다수는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며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비상계엄에 이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남구, 서구, 동구 등은 주요 해맞이 명소에 별다른 행사 없이 안전요원만 배치했다. 일부 기초지자체는 행사 규모를 축소하고 행사 강행도 고려했으나, 국가애도기간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해맞이를 보러 온 시민이 다치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해양경찰서는 시민 조난과 사고 등에 대비하며 시민들과 함께 새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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