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4-07 17:36:54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맞불 관세'를 예고하고 동시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서면서 우리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이에 정부는 중국 희토류 수출통제 품목을 밀착 관리하고 수급 차질 발생 않도록 민관이 긴밀 협력·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나성화 산업공급망정책관 주재로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개최해 중국 상무부가 지난 4일 발표한 ‘희토류 수출통제에 따른 국내 수급 동향 및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기재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관련 기업과 협․단체, 소부장 공급망센터(KOTRA 등), 광해광업공단, 희소금속센터 등이 참석했다.
이번 중국의 수출통제는 희토류 17종 중 7종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희토류 7종은 코발트 자석에 쓰이는 사마륨, 조영제로 쓰이는 가돌리늄, 형광체 원료인 테르븀, 모터나 전기차용 자석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 알루미늄 합금용으로 항공기 부품 등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에 쓰이는 이트륨 등이다.
중국 수출통제는 수출 금지가 아닌 수출허가 절차가 추가된 것으로, 기존 통제 품목인 흑연, 갈륨 등과 같이 중국 상무부의 수출허가(법정시한 45일) 후 국내 수입이 가능하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일 미국에 34%의 '맞불'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이에 즉각 보복 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첨단 기술 분야와 친환경 산업에 원료로 사용되는 필수 광물 원자재로, 세계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가공 및 정제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이번 ‘산업공급망 점검회의’에서는 업계 영향 점검 결과, 공공 비축·민간 재고, 대체재 등을 통해 대응 역량은 확보하고 있으나, 향후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면밀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전기차용 영구자석 첨가제로 주로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형광체, 합금 첨가제 등에 사용되는 이트륨 등은 6개월분 이상의 공공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화학 촉매로 사용되는 루테튬의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팔라듐 기반 촉매를 주로 사용해 영향이 제한적이다. 영구자석용 테르븀의 경우 디스프로슘 첨가량을 늘려 대응 가능하며, 형광체용 가돌리늄은 다른 물질로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다. 사마륨(영구자석 첨가제), 스칸듐(합금 첨가제) 등은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수입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중국이 수년 전부터 미·중 갈등 속에서 희토류 영구자석 등 각종 자원을 무기화할 태세를 보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정부는 2023년 희토류 영구자석 등 185개 품목을 공급망 안정 품목으로 정하고,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특히, 희토류 영구자석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8대 산업'으로 분류해 '공급망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비축 물량 확대 및 국내 생산 시설 확충 등을 지원하는 중이다.
정부는 희토류 비축량 목표를 기존 6개월분에서 18개월분으로 늘리고 국내 희토류 공급망 안정을 꾀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23년 12월 희토류 가공 기술에 대해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