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2025-04-15 17:19:20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수입차 판매 부진 속에 지난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판매와 애프터서비스를 맡고 있는 수입차 딜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전기차 등 차량 판매 감소와 찻값 할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렉서스, 볼보차 등 주요 브랜드들의 지역 딜러사들이 공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벤츠 딜러사인 한성모터스와 스타자동차, 혼다 D3모터스 정도다.
지역 딜러들 가운데 최대 규모인 BMW 동성모터스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매출은 885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3.4%(309억 원) 감소한 정도였지만 영업이익은 39%(43억 원) 감소한 68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감소에 대해 동성모터스 측은 “BMW가 수입차 판매 1위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판매가 줄었고 할인 등의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토요타·렉서스 딜러사인 동일모터스는 하이브리드차 인기 등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53억 원 증가한 1309억 원을 찍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억 원 줄어든 24억 원을 기록했다.
볼보의 아이언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1071억 원에 영업이익 28억 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8억 원, 영업이익은 7억 원 각각 감소했다.
랜드로버를 판매하고 있는 한영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501억 원에 영업이익은 7억 원으로 소폭 흑자를 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8억 원씩 줄어든 수치다.
아우디·폭스바겐 딜러사인 유카로오토모빌은 누적 손실 등으로 인해 전시장 문을 닫은 상태여서 별도 실적공시를 내지 않고 있다.
반면 한성모터스와 스타자동차, D3모터스는 수입차 부진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한성모터스의 경우 매출이 전년도 4489억 원에서 3887억 원으로 602억 원(1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억 원(25.7%) 증가한 44억 원을 냈다. 스타자동차도 매출이 600억 원 이상 줄어든 3718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도 2억 6000만 원 적자에서 지난해 2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딜러들이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인천 전기차 화재로 벤츠 판매가 부진하면서 독일 본사 차원에서 딜러사들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D3모터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11억 원 줄어든 8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배가량 증가한 6억 40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에도 ‘알짜장사’를 한 셈이다.
한편 국내 주요 수입차 법인들도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공시했는데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 9918억 원, 136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48억 원, 776억 원 감소한 것이다. 벤츠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액이 5조 68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2493억 원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817억 원 감소한 1575억 원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기부금이 68억 원으로 전년보다 37억 원이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기부금은 지난해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로 피해 입은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인도적 지원금 45억 원이 포함돼 액수가 다소 늘어났다”고 말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아우르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 1193억 원에 영업이익 17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4.5%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