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영웅 푯값만 500만 원”…안랩 자회사 ABC, 블록체인 기술로 암표 거래 막는다

조달청에 암표 방지 웹페이지 개발 입찰 신청
이달 중 용역업체 선정 후 6월 말까지 마무리
웹페이지 통해 NFT 티켓 1인 1장만 구매 가능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2025-04-21 14:11:29

공연업계의 골칫거리인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안랩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이하 ABC)가 블록체인 기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정가의 30배가 웃돌아 푯값이 500만 원까지 치솟았던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한 장면. CGV 제공 공연업계의 골칫거리인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안랩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이하 ABC)가 블록체인 기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정가의 30배가 웃돌아 푯값이 500만 원까지 치솟았던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한 장면. CGV 제공

인기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팬들은 ‘피케팅(피 터지게 치열한 티케팅)’ 전쟁을 벌인다. 이는 암표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져 정가 10만 원대 티켓이 최대 수백만 원까지 웃돈을 주고 거래된다. 공연업계의 골칫거리인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안랩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이하 ABC)가 블록체인 기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ABC는 지난 14일 ‘블록체인 기반 암표 방지 티켓 프로젝트 연계 공연 기획사를 위한 사용자용 웹페이지(UI/UX) 개발’ 용역 입찰을 신청했다. 해당 입찰은 ABC의 블록체인 기반 암표 방지 기술이 공연 업계에 상용화되도록 외주용역업체가 웹페이지를 제작하는 입찰공고다.

ABC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목적은 블록체인의 유용성을 공연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검증하고 암표 방지 관련 확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블록체인 기반 암표 방지 기술은 ABC가 보유하고, 향후 웹페이지를 통해 공연 기획사가 해당 기술을 제공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ABC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블록체인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NFT 티켓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NFT 티켓 시스템은 공연예술 분야의 편법 예매와 암표 거래 등 부정 거래를 방지할 수 있는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NFT 티켓이 고유한 각각의 데이터로 저장돼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소유권과 거래 기록도 투명하게 관리돼 기존 티켓보다 높은 보안성과 소장 가치를 제공한다. 지난해 정가보다 6배 비싼 암표 문제로 공연을 취소한 가수 장범준도 다음 공연에서 블록체인 기반 NFT 티켓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무리한 바 있다.

다만 NFT 티켓은 공연 산업에서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동시에 암표 피해는 해마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공식 신고된 공연 암표 건수는 2020년 359건에서 2022년 4244건으로 2년 새 약 12배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암표 신고는 3400건이다.

공연 산업 전반에 퍼진 암표 문제는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2023년 걸그룹 블랙핑크의 대만 현지 공연은 암표 최고가가 1700만 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난해 인기 가수 임영웅의 전국 투어 콘서트 VIP 가격은 16만 5000원이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정가의 30배가 넘는 500만 원대의 암표가 올라오기도 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암표로 인한 티켓 가격 상승은 공연 등 실수요자의 관람 기회가 축소되고, 소득 수준별 문화예술 관람 격차를 키우게 된다”며 “이는 공연 산업 발전에도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ABC는 공연 산업에 블록체인 기반 암표 방지 기술이 연내 상용화되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말 조달청을 통해 선정된 외주용역업체는 오는 6월 30일까지 공연 기획사가 사용할 암표 방지 관련 웹페이지를 제작하게 된다. 해당 웹페이지는 소비자들이 1인 1장의 NFT 티켓만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ABC 관계자는 “기존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 티켓은 실증 검증과 확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ABC는 블록체인 기반 티켓 검증 기술을 접목해 암표 문제를 해결할 계획으로, 티켓 예매처와 공연 기획사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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