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하자 대출 문턱 높이는 시중은행들

이달 19일까지 가계대출 4조 ↑
신한, 모집인 통한 접수 중단
국민·우리, 주담대 금리 상향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5-06-23 18:11:54

시중은행. 연합뉴스 시중은행.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섰다. 7월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시작되기 전 한푼이라도 더 많은 돈을 빌리기 위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는다는 뜻) 수요로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5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7월 실행분에 한해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 모집인 대출에 한해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수도권에 한정해 적용되고 지방의 경우는 대출이 정상 진행된다. 또 8월 이후 실행되는 대출이나 집단대출은 계속 접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모집인을 제외한 은행 영업점이나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대출 접수도 가능하다.

은행권의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은 절반가량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조치는 최근 가계대출 급증으로 인한 과열 양상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4조 원 늘어난 752조 74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일당 3328억 원이 늘어난 것인데, 이는 작년 8월 영업일당 평균 4584억 원이 늘어난 이후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아직 6월 영업일수가 남은 만큼 이 같은 속도라면 월 증가 폭 기준으로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세밀한 분기별 관리를 위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농협은행도 이번 달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기존 최장 50년에서 최장 30년으로 줄였으며,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0.25%포인트(P) 축소했다. 우대금리가 축소되면 대출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취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7%P 올렸고, 우리은행은 지난달 변동금리형과 주기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6%P 상향 조정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비공개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상승세를 보이자 월별·분기별 목표치를 넘겨 가계대출을 취급한 은행들을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계대출 급증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1주택 세대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담대를 막고 결국 무주택자에게만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갭투자 차단을 명분으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까지 중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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