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5-08-11 18:33:04
지난 3월 폐교된 부산 주원초등학교 부지가 내년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된다. 해당 부지는 시설 포화와 주차난에 시달리는 부산백병원 바로 옆에 위치해,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매각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교육 당국은 특정 기관에 수의계약으로 부지를 넘길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공개 경쟁입찰 방식을 택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주원초등학교 부지를 내년 하반기까지 일반입찰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일반입찰은 일정 자격을 갖춘 불특정 다수가 참여해 경쟁하는 방식이다. 주원초는 2023년 2월 통폐합 관련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과반이 찬성해 올해 3월 문을 닫았다.
시교육청은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주원초의 입지를 고려해 자체 활용 방안을 우선 검토했다. 교사 부지 3940㎡와 체육장 5878㎡를 합쳐 총 9818㎡ 규모로, 인근에 초등학교가 밀집해 있고 접근성이 좋아 체험관 등 교육지원시설 조성 가능성도 거론됐다.
부산시와 부산진구청, 인근 주민들은 지역 발전을 이유로 시교육청에 주원초 부지 매각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특히 부산백병원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병원 측은 주원초 부지를 매입할 경우 시설 확충과 지역 의료 서비스 개선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관련 논의가 지연되자 2021년에 해운대구로 병원 이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실무위원회와 폐교재산활용위원회 논의를 거쳐 매각을 확정했다. 매각 방식은 일반입찰 방식으로 결정됐다. 관련 법령상 특정 기관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다. 시교육청은 공유재산심의회와 부산시의회 심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원초 부지 매각이 확정되면서 부산백병원은 이를 사들일 기회를 얻었지만, 일반입찰 방식으로 결정되면서 다른 업체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낙찰 실패 시 부지를 되사기 위해 웃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부산백병원이 원도심에서 지역 공공 인프라 역할을 해온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백병원의 학교부지 낙찰을 가장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자산 처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의를 통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교육 자산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