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 2025-10-27 18:31:38
27일 서울 한 빌딩 전광판에 APEC 정상회의 홍보 영상이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의 눈이 쏠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시작되면서 부산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부산 정상회담 개최를 사실상 확정했고 회의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가 김해공항을 이용하면서 경호·경비 태세도 최고 단계로 격상된다.
27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기간 부산 경찰은 28일 0시부터 경비 비상 단계 중 가장 높은 갑호비상을 발령한다. 경찰의 가용경력 100%가 동원되며, 지휘관과 참모는 현장에 위치하는 정착 근무를 하게 된다. 하루 최대 동원할 수 있는 부산 경찰 인력은 1만 명이다. 회의 기간 갑호비상은 경북과 부산에 내려지는데, 김해공항을 통해 주요 정상들이 입국하고 미중 정상회담이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3개국 정상이 해운대·기장 호텔에서 투숙하는 만큼 일대 경비도 강화된다.
주요 정상들이 입국하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정상들의 동선에 따라 부산 일부 구간에서 교통이 통제된다. 경찰은 싸이카 30대, 순찰차 24대로 모터게이드 팀 9개를 구성할 예정이다. 3개 팀은 부산 숙박 국가 전담팀으로 각각 배치하고, 나머지 6개 팀은 주요 행사 의전에 투입한다.
장갑차와 경찰특공대도 배치돼 보안과 경호를 강화한다. 혹시 모를 테러리스트나 폭발물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폭발물 확인 작업도 진행한다. 경찰은 각국 정상과 정상 차량의 의전 등에 대비한 대규모 기동·경호 훈련과 작전회의를 개최하는 등 막바지 보안 점검이 한창이다.
27일 엄성규(왼쪽 가운데) 부산경찰청장이 김해국제공항을 방문해 각국 APEC 정상회의 주요 인사의 입·출국 사전 대비 사항을 점검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미국과 중국 정상의 회담 개최 장소로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나래마루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만큼 공항 보안도 철저해진다. 김해공항에는 29일 0시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다. 정기 여객 항공편과 비상임무·작전 항공기를 제외한 모든 항공기, 드론과 초경량비행장치의 진입이 금지된다. 경찰은 안티드론 차량과 재밍건(전파 교란총)을 배치할 예정이다.
테러 예방을 위한 보안도 강화된다. 지난 24일 ‘관심’ 단계에서 ‘주의’로 상향한 보안등급을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계’로 한 단계 더 강화하며 항공보안요원도 추가 배치한다. 엄성규 부산경찰청장은 27일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김해국제공항 등 주요시설을 찾아 각국 정상과 관료 등 주요 인사의 입출국에 따른 사전 대비 사항을 점검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국제공항 2층 D구역에 마련된 약 200평 규모 제2출국장을 이날부터 APEC 전용 출국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이동을 위해 국제선 터미널 1층에 셔틀버스 승차장과 승차 대기장이 마련됐다. 고위 관계자 입국에 대비한 귀빈실 리모델링도 마쳤다. 이 외에도 조류 충돌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음파발생기를 확충하고 조류 퇴치 전문요원도 추가로 투입한다. 열화상 카메라와 고성능 망원경 등 조류탐지 장비도 추가로 갖췄다.
현재 김해공항 일대에는 APEC 기간 5건의 집회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내용이 알려지면 반대 단체가 맞불집회를 열 가능성이 있어 구체적인 집회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각국 정상들의 방문이 잇따를 예정인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도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유엔기념공원관리처에 따르면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명의 국가 정상이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참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시간 일부 구역에는 보안을 위해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다. 유엔기념공원 관리처 관계자는 “각국 정상들이 뜻깊은 참배에 나서는 만큼 우리도 예우를 갖춰 의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