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 2025-10-30 07:00:00
이른 추위에 부산 지역 유통가에도 ‘월동 특수’가 빨리 찾아왔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아웃도어 매장에 진열된 패딩(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겨울 의류 행사장. 각 사 제공
빨리 찾아온 추위에 두꺼운 외투와 침구류를 찾는 손길이 몰리면서 지역 유통가에도 ‘월동 특수’가 찾아왔다. 아침 공기가 바뀌자, 매장 진열도 가을을 건너뛰었다.
■백화점, 패딩·플리스 전면 배치
부산 지역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주말(24~26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특히 패션 부문 매출이 40%가량, 침구류는 20% 가까이 늘었고, 나들이 대신 백화점과 쇼핑몰로 몰린 시민들로 식당가 매출도 10%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전 점에서 방한용품 행사를 앞당겼다. 광복점은 30일까지 지하 1층 행사장에서 오닐·제로그램·트렉스타 등 아웃도어 브랜드 이월상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동래점은 11월 6일까지 네파·고어텍스·구스다운점퍼 등 겨울 인기 아우터전을 진행 중이다. 센텀시티점도 코오롱스포츠·K2·아이더·노스페이스 등 주요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하는 ‘아웃도어 겨울상품 대전’을 열고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과 김해점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연중 최대 쇼핑축제 ‘서프라이스 위크’를 개최한다. 4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최대 30%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겨울 아우터와 러닝 관련 상품이 집중된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역시 올해 겨울 상품 진열을 예년보다 2~4주 앞당겼다. 지난주(10월 19~25일) 패딩 등 아웃도어 의류 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었고, 난방가전이 30%, 침구류가 20% 신장했다. 기온이 뚝 떨어진 지난 19일부터 겨울 상품 매출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패딩, 모피, 부츠 등 겨울 상품을 찾는 고객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10월이 사실상 겨울의 시작으로 여겨질 정도”라며 “가을 신상품 비중을 줄이고 겨울 물량을 10~20% 확대했다”고 말했다.
센텀시티점은 11월 2일까지 진도모피 패밀리세일, 3~6일 겨울 여성의류 기획전, 7~13일 노스페이스 기부 프로젝트 ‘에디션 행사’, 1~16일에는 ‘아웃도어 겨울 패션위크’를 잇따라 연다.
■대형마트도 ‘보온 소비’ 확산
이마트 부산권 점포의 10월(1~26일) 난방가전 매출은 전년 대비 78% 늘었다. 히터는 108%, 전기요 71%, 담요 115%로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
부산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지만 오래된 주택이 많아 난방기 수요가 높다. 실제 지난해에도 이마트 부산권 난방가전 매출은 전국 평균보다 24% 높았으며, 올해 역시 6%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런 수요에 맞춰 자사 브랜드 ‘데이즈’ 겨울 라인업을 강화했다. 여성용 ‘더 부드러운 니트’ 시리즈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 늘었고, 올해는 색상과 품목을 확대 출시했다. 속옷브랜드 TRY와 협업한 ‘히트파워’ 라인을 새로 론칭해 활동성 중심의 보온 내의 시장도 공략한다.
롯데마트 역시 겨울 침구류와 동내의 매출이 지난 18~26일 기준 전년 대비 20% 늘었다. 전기요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식품군에서는 고구마 등 겨울 간식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전 점에서 전기요를 3만 9900원에 판매하고, 극세사 이불·베개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한다. ‘발열스판 내의’는 2개 구매 시 50% 할인, ‘호빵’은 11월 6~9일 2개 이상 구매 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최근 몇 년 새 봄가을 등 간절기가 짧아지면서 유통업계는 날씨 변화에 맞춰 상품과 진열을 빠르게 바꾸는 ‘유연한 시즌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을 물량은 줄이고, 기온과 소비 흐름에 맞춰 겨울 상품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백화점 패션잡화 담당자는 “올해는 가을보다는 겨울에 초점을 둔 신상품이 주를 이뤘다”며 “소비자들도 패브릭보다는 스웨이드, 카디건보다는 헤비 아우터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