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2025-10-29 13:44:59
29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동남권 청년의 삶 2025’에 따르면, 지난해 부울경 청년 인구는 165만 5000명으로 나타났다. 동남지방통계청 제공
지난해 부산·울산·경남 청년 2만 1000여 명이 타 지역으로 유출됐다. 불탄 연료처럼 피로감이나 무기력증을 느끼는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한 부울경 청년 비율은 2년 전보다 크게 늘었고, 전국과 비교했을 때도 높았다. 번아웃 이유로는 진로 불안이 압도적이었다.
29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동남권 청년의 삶 2025’에 따르면, 지난해 부울경의 만 19~39세 청년 인구는 165만 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2015년 217만 명보다 51만 6000명 감소한 것이다. 2015년과 비교해 경남(-25.5%), 울산(-25.3%), 부산(-21.7%) 순으로 줄었다. 전체 인구 대비 청년 인구 비중도 10년 전에는 27.9%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22.4%에 불과했다.
지난해 부울경을 떠난 청년은 2만 1752명이다. 동남권으로 이사를 온 청년 대비 타 지역으로 나간 청년 수를 비교한 ‘순유출’로 살펴본 결과다. 2020년 3만 3353명이 순유출된 이후 그 규모는 점차 줄고 있지만, 2015년 8748명과 비교했을 땐 여전히 1만 3004명 많은 수치다.
업무나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스스로 소진되었다고 느끼는 ‘번아웃’을 경험한 부울경 청년은 전국 평균보다 높고, 증가 폭도 컸다. 지난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한 청년은 40.3%였는데, 이는 앞선 조사인 2022년 29.1%와 비교해 11.2%P(포인트)가량 늘어난 결과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청년의 번아웃 경험률은 39.2%로 2년 전 대비 15.0%P 증가했다. 울산은 42.0%로 14.7%P 늘었고, 경남은 41%로 5.3%P 늘었다. 전국적으로 번아웃 경험률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지난해 전국 청년의 번아웃 경험률은 32.2%이었고, 앞선 조사에 비해 1.7%P 감소했다. 수도권에서는 6.1%P 감소했다.
부울경 청년이 번아웃을 느낀 이유로는 ‘진로 불안’이 40.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일에 대한 회의감(17.4%), 업무 과중(17.0%), 일과 삶 불균형(10.6%), 일에 비해 보상 부족(9.7%), 일에 대한 보람 부족(4.3%)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부울경 청년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8%이며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쉬었음’ 청년 비율은 11.9%였고, 이후 계속 증가하다 2023년엔 21.3%까지 올랐다. 지난해는 2023년에 비해 0.5%P 줄었으나 여전히 20%대에 머물렀다.
29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동남권 청년의 삶 2025’에 따르면, 지난해 부울경 청년 인구는 165만 5000명으로 나타났다. 동남지방통계청 제공
지난해 부울경 청년의 고용률은 66.4%이었고, 실업률은 5.0%였다. 실업률은 최근 10년 사이에는 2019년 7.4%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부울경 청년의 비율은 43.5%로, 2016년 대비 2.0%P 감소했다. 부산과 울산 청년은 각각 4.1%P, 5.5%P 감소한 반면 경남은 1.7%P 증가했다.
대인 관계에 만족하는 부울경 청년은 2023년 59.5%였고, 일이나 학업과 여가 생활 간 균형을 이룬다고 답한 청년은 52.6%였다. 여가 생활에 만족도를 느끼는 청년도 71.3%로 나타났다.
부울경 청년의 연간 소득은 2023년 2477만 원으로, 2021년 2005만 원과 비교해 472만 원 늘었다. 부채는 2023년 1667만 원으로 2021년 735만 원과 비교해 932만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