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양국 양보… 무역합의 이뤄낼까

트럼프, 펜타닐 관세 인하 밝혀
중국도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30일 정상회담 앞두고 서로 양보
관세 등 ‘확전 자제’ 합의 가능성
일각선 스몰딜 그칠 것이란 전망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2025-10-29 18:42:17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중국에 대해 부과 중인 ‘펜타닐(합성마약 일종)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재개하는 등 양국이 서로 양보의 신호를 보이면서 30일 미중 부산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관련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펜타닐 관세를 낮출 의향이 있거나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나는 그들(중국)이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그것(관세)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중국)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합성 마약 펜타닐의 원료를 중국이 공급함으로써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펜타닐이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다며 중국에 20%의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 결과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28일 나온 바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 관세 인하 등 양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중국도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벌크선 최소 2척 규모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 예약했으며, 이 물량은 올해 연말께 인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이 서로 양보 의사를 보이면서 30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 완화와 수출 규제 철회 등 전반적인 무역 합의가 이뤄질 것인지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좌는 2019년 6월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여 만이다. 올해 초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고 지난 4월부터 미중이 서로 고율 관세와 무역 통제 조치를 주고받은 이래 처음으로 양국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이다.

미중 무역 대표가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점검한 25~26일 말레이시아 협상에서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는 계획에 관해 기본적으로 동의한 만큼 두 정상이 부산 정상회담에서 ‘확전 자제’ 합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은 내달 1일부터 시행키로 했던 100%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상호 부과하는 선박 입항 수수료 인하나 미국의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완화 등도 논의 가능성이 있는 의제로 꼽힌다. 최종 결정권을 쥔 두 사람의 담판을 통해 무역 협상의 ‘판’이 커질수도 있다는 의미다.

양국의 쟁점인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안보 문제는 일단 핵심 의제에서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대만과 관련한 논의를 할지조차 모르겠다. 그(시 주석)가 물어보길 원할 지도 확실치 않다. 대만은 대만이다”라며 “하지만 솔직히 대만과 관련해 아름다운 부분은 우리가 많은 반도체 제조사를 미국으로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회담이 오랜 갈등을 이어온 미중 관계를 재정립하고 첨예한 이해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세기의 담판’으로 이어지기보다, 당장 시급한 대립 요인만 일시 봉합하는 ‘스몰딜’ 자리가 되거나 아예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두 구매 재개 등 중국의 양보는 전술적인 성격일 뿐 미중 무역의 구조적인 변화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며,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이번 미중 정상회담 역시 원칙적 큰 틀 합의만 이뤄낼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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