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5-27 13:59:24
국내 항공사들이 환율과 유가 하락 수혜를 보고 있다. 환율과 유가 하락이 계속될 경우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달 1400원 대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급격히 하락해 1300원대로 내려왔다. 수출 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충격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항공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수혜를 입고 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1450원 수준에서 횡보 중인 고환율은 운영상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현재 환율은 1360원대로 100원 가까이 내려왔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상승 혹은 하락할 경우 약 340억 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또 환율 10원 변동에 따라 약 160억 원의 현금 흐름 변동이 발생한다.
저환율이 계속되면 항공사는 평가이익 이외에 국제선 수요도 늘어난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4월의 평균 환율은 144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높은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향후) 국제선 수요는 연간 한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하락은 정비비 등 항공사의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정비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은 정비비 증가로 이어진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의 정비비는 1000억 원 수준을 상회했는데, (무안공항) 사고 외에도 환율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지난 1분기 정비비는 454억 원으로 재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유가도 하락세다. 대한항공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항공유 도입 가격은 갤런당 2.2달러로 지난해 2.3달러에 비해 하락했다. 항공유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 지난 4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법률·데이터 회사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북미 지역 항공유의 현물 가격(스팟 가격)은 지난해 4월 4일 2.7달러였으나 지난 4월 4일에는 1.9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 하락에 항공사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5월에 1만 500원~7만 6500원이었던 노선별 유류할증료를 6월에는 7500원~6만 15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1만 1700원~6만 5600원이었던 국제 유류할증료를 8500원~4만 9700원까지 인하했다. 우리나라 항공사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항공유(MOPS)를 기준으로 책정되며 구체적인 금액은 각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하나증권은 항공업계 업황과 관련, “1분기 비용 증가는 큰 부분 환율 상승과 연동, 공항 관련비의 경우 사업량 증가와 환율을 감안하면 실제 단가는 5% 증가로 추산”된다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감가상각비 증가가 특징으로 신기재 도입에 따른 1분기 감가상각비가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 단가가 4월 기준 32% 감소하고 환율 안정화도 가세하며 항공사 연간 비용 증가 폭은 5% 미만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항공사의 비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3분기 이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