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작가 "'태양의 후예',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드라마"(인터뷰)

2016-05-06 17:48:08

지난 두 달 간 시청자들을 들썩여 놨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만들 수 있었던 건 겉으로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품의 원작자임과 동시에 극본을 맡은 김원석 작가도 그 중 하나다.
 
김원석 작가는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국경없는 의사회'를 출품시켜 우수상을 받았다. 이는 '태양의 후예'의 원작이 됐고 소위 '대박'을 쳤다. 흥행만큼 쓴 소리도 많았다. 김원석 작가는 이러한 평가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소신은, 작품과 호흡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털어놨다.
   
Q. ‘태양의 후예’가 끝났다. 인기가 정말 대단했는데. 
김원석 작가 : 방송이 끝났는데도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시청자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도 많았지만, 드라마가 방송되는 도중에는 인터뷰를 하지 말자고 김은숙 작가와 이야기 했다. 작가의 설명보다는 시청자 분들이 느끼는 것 자체가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다.
 
Q. 드라마에 대해 만족하고 있나.
김원석 작가 : 첫 방송부터 마지막 방송까지 시청률을 포함한 대중들의 반응에 정말 깜짝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해주셨고 화젯거리도 됐다. ‘어떻게 이렇게 잘 되지?’라고 생각하며 기쁨의 비명을 지른 적도 있다.(웃음).
 
Q. 개연성을 포함한 작품성 논란이 있었다.
김원석 작가 : 드라마 뒷부분에서 비판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먼저 시청자분들게 죄송하다. 사전제작드라마였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짧지 않았음에도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 작가들도 본방송을 보며 놓쳤던 부분을 인지했다. 특히 개연성에 있어 사려 깊지 못했던 부분이 많다. 큰 사랑에 비해 부족했다. 다음 작품에는 더 좋은 보습 보여드리겠다.
 


Q. 과도한 PPL이 등장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원석 작가 : 드라마에서 배우, 작가진, 제작사, 홍보사 등 각자 해당되는 역할이 있고 비중이 있다. 간접광고도 그 중 필수 불가결적인 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해가 되지 않게, 또 재미있게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한 건 사실이다. 보시는 분들께서 불편하다고 느끼셨다면 작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Q. 김은숙 작가와 공동 집필을 맡았는데, 배분은 어떻게 했나.
김원석 작가 : 원작은 내가 썼지만 김은숙 작가가 참여하게 되면서 변화가 생겼고 전혀 다른 드라마가 됐다. 기본적으로 큰 사건과 남성, 군인에 관한 이야기들은 내가 집필했고 멜로나 인물들의 감정은 김은숙 작가의 노하우가 많이 가미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 자르듯 나뉘어 있던 것은 아니다. 내가 멜로 장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Q. 김은숙 작가와의 작업은 어땠나. 
김원석 작가 : 함께 쓴 대본을 최종적으로 ‘정리’했던 작업은 주로 김은숙 작가님이 담당했다. 놀라웠던 건 김은숙 작가의 최종 대본을 보면 ‘마법이 일어났다’고 생각이 든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김은숙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알 수 없는 설렘이 탄생한다.(웃음) 왜 멜로의 대가라고 불리는지 알겠더라.
 
Q.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을 것 같다.
김원석 작가 : 의견이 맞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대본을 쓰고 있을 것이다. 적은 경우이긴 하지만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됐을 경우, 기본적인 의사 결정 방법은 다수결이다. 나와 김은숙 작가, 보조 작가 3명까지 총 다섯 명인데 다행히 홀수였다. 또 철저하게 1인 1표다. 나와 김은숙 작가라고 3표가 주어지진 않는다.(웃음). 그렇게 다수결로 결정된 결과를 중심으로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서로 존중하는 작가실의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Q. 대사가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의견이 적잖다.
김원석 작가 : (대사가 오글거린다는 지적이) 가장 놀라웠다. 이미 집필을 끝냈기 때문에 대본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멋있고 설레는 대사라고만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오글거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줄 정말 몰랐다. 개개인의 호불호라고 생각하고 존중한다.
 

Q. 작품에 임했던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김원석 작가 : 먼저 정말 좋았다.(웃음). 개인적으로 10대 시절 나의 우상은 고현정이었다. 그리고 20대 시절에는 송혜교였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송혜교는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다. 강모연이라는 캐릭터가 의사로서 사명감도 있고 속물 같은 면모도 있다. 또 자주 웃고 운다. 게다가 웃음 포인트까지. 본인은 힘들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완벽했다. 또 그녀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송중기는 생각이 깊고 캐릭터를 진심으로 대한 배우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는 모습,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유시진이라는 인물의 진심을 느끼게 해줬다. 작가로서 고맙다. 무엇보다 잘생기게 태어나줘서 송중기의 부모님께 감사드린다.(웃음).
 
진구가 연기한 서대영은 별 거 안하는 듯 하면서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인물이다. 존재감만으로도 매력을 어필했어야 했는데 진구는 그것을 제대로 해냈다. 김지원과의 멜로 장면도 의외로 많이 등장했는데 ‘상남자’의 진심을 잘 표현했다.
 
김지원의 경우 연기자 선배들과 함께 촬영하면서 부담도 많이 됐을 텐데, 그 안에서 진구와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 냈다. 또 송중기 송혜교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기에 밀리지 않고 캐릭터를 잡아 나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타인과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매력있는 배우다.
 
Q. 필모그래피에 남을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김원석 작가 : 맞다. ‘태양의 후예’는 내 작가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했던 드라마다. 또 많이 웃기도 했다. 내가 원작자이긴 하지만 이 같은 드라마를 만든건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힘이 컸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내신 것에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웃음).
 
Q. ‘태양의 후예’의 시즌2를 기대해도 되겠나.
김원석 작가 : 시즌2는 없다.(웃음). 정말 열심히 만들었기 때문에 할 이야기를 다 한 것 같다. 드라마이긴 하지만 유시진과 강모연이 다치지 않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사진=블리스미디어 제공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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