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4-08-09 10:10:58
동아대병원이 부산·경남에서 처음으로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카티(CAR-T) 세포 치료를 시작한다.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혈액암 환자들이 지역에서 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동아대병원은 카티 세포 치료제 생산을 위한 품질관리체계와 세포처리시설을 갖춘 세포치료센터를 설립하고 지난달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체세포등관리업 허가를 취득했다고 9일 밝혔다.
카티 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세포치료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내에는 2021년 삼성서울병원을 시작으로 서울 대형병원에 잇따라 도입됐고 지난해 울산대병원에 지방 첫 치료센터가 개소했지만 부산·경남에서는 동아대병원이 처음이다.
동아대병원 세포치료센터는 코디네이터와 전문인력을 두고 전담 과인 혈액종양내과(김성현, 오성용, 이지현 교수)를 주축으로 진단검사의학과, 신경과, 중환자의학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와 감염내과가 협진한다. 카티 세포 전담 병동을 운영하고, 영양과, 약제부, 의료사회사업과도 진료를 지원한다.
카티 세포 치료제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최첨단 치료법이다. 환자의 면역 세포(T 세포)에 암 세포의 특이적인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 파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해 재설계한 '카티 세포(키메릭 항원 수용체 T 세포)'를 활용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다.
카티 세포는 소아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에서 가장 먼저 연구돼 환자 약 81%에서 검사상 암 세포가 사라지는 완전 관해 반응이 보고됐다.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는 50~70%가 치료 반응을, 40~50%가 완전 관해 반응을 나타내는 효과를 보였다.
단, 치료제의 용량, 키메릭 항원 수용체의 구조, 병의 종류와 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사이토카인 분비증후군, 신경독성증후군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부작용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협진을 통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전 세계에서 승인을 받은 카티 세포 치료제 6종 가운데 노바티스사의 킴리아 1종만 식약처 승인을 받고 사용되고 있다. ① 2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인 성인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3차 이상)과 ② 25세 이하에서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인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에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된다.
동아대병원 세포치료센터장인 혈액종양내과 김성현 교수는 "이번 센터 개소로 혈액암 환자들이 더 이상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첨단 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며 "오성용, 이지현 교수와 함께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대병원은 오는 30일 '카티 세포치료센터 개소 심포지엄'을 열고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카티 세포 치료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