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2-06 10:58:32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들이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하자 당 안팎에서 집중적인 공세가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체재’로 부각된 ‘신3김’(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해선 “노력을 안 해서 안 똑똑하다” “배은망덕하다”는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나왔다.
민주당 이재명 체제 출범 이후 이 대표를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계속했던 유시민 작가는 지난 5일 방송된 유튜브 ‘매불쇼’ 인터뷰에서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한 비명계 대권주자들을 향해 “훈장질”을 한다며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작가는 김부겸 전 총리에 대해 “지금은 안 똑똑하다”면서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자리를 이미 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알아봐주고 총리로 기용해준 것에 대해 감사히 여기고 기쁨으로 여기면서 이제는 젊은이들과 바둑도 두고 하면서 배우는 자세로 살아야”한다고 충고했다.
유 작가는 김동연 지사에 대해선 “배은망덕”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김 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붙어서 지사가 된 사람”이라며 “(대선후보) 단일화 깜도 아닌데 단일화 코스를 밟아 민주당에 들어왔고 경기지사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지자들이 김동연을 밀어서 겨우겨우 (지사가) 된 것인데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언급한 것은 배은망덕한 것이고 인간적으로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선 “지난 총선 때 이미 민주당 지지층에서 가위표가 났다”고 평가했다. 유 작가는 “그 때 험지를 갔어야 했다”면서 “당 지도부에서 전략지구로 선포한 지역에 깃발을 든 것은 당인으로서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해선 “기회를 절반 넘게 상실했다”면서 “지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대권도전하고 싶다면 착한 2등이 되는 전략을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전 의원에 대해서도 “지금의 역할은 아닌 것 같다”면서 “이 흐름에서 귀하가 그것(대권주자)은 아닌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한 욕심을 내는 것 아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임종석 김경수 김동연 등에 대해 이재명급 언론의 보도량이 나온다”면서 “지금의 언론 보도량은 민심과 상관이 없다. 거의 모든 언론이 민주당과 호헌세력을 분열시키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명계 대권주자들을 향해 “자신의 욕망을 노출시키지 말고 대중의 욕망을 읽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대중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쓴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비명계 대권주자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주변사람들,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들과만 소통”한다며 “대중의 세계와 동떨어진 세계”를 산다고 비판했다.
비명계 대권주자들이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기 욕망을 드러낸다고 비판한 유 작가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선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판사가 이상한 판결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대법원에 뒤집힐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서 “대법원가서 또 싸워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모든 기소가 윤석열 공작에 입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2심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스톱된다”면서 대법원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보수 언론의 헛소리”라고 말했다.
당 외곽 친명인사 이외에 민주당의 친명계 의원들도 ‘이재명 일극체제’를 옹호하고 나섰다. 강성 친명계인 최민희 의원은 지난 5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무슨 총칼로 이룬 일극체제도 아니고 검찰 권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순기능을 인정하고 시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비명횡사’ 논란이 제기됐던 지난 총선 공천에 대해서도 “지지자와 당원들과 함께 공천혁명을 이뤄냈다”면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지지자들 마음속에 다져진 결과 일극체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명 성향 인사들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일극체제’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비명계의 비판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김두관 전 의원은 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선거법 위헌법률 심판 제청에 대해 “본인의 사법처리를 연기하기 위한 꼼수라고 이해하는 국민들이 꽤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서 심리를 하면 재판이 지연되는데 (재판부가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해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교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이재명 자신을 제단에 바쳐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완수하겠다는 사즉생의 각오를 가져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인식은 (여권이) 태극기 집회와 보수 유튜브를 국민 여론으로 착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며 “정권교체라는 단일한 목표를 위해 모든 자산을 결집해 줄 것을 거듭 호소한다”고 적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유일한 변수는 사법리스크”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 사법리스크를) 결승선(대선) 뒤로 미루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조 단장은 “(선거법) 위헌법률 심판을 해서 성공한 적이 없다”면서 “21년도에 헌법재판소에서 또 역시 허위사실 공표죄에 대해 헌법 소원이 들어왔는데 그때도 만장일치로 기각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