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2-04 15:52:30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4일 2차 청문회를 열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야당 주도로 윤 대통령 등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재차 발부된 데 이어 각종 의혹을 두고 고성과 설전이 벌어지는 등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정면충돌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2차 청문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 관련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국조특위는 야당 주도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 4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청문회에 앞서 국민의힘은 청문회 증인 채택이 불균형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2차 청문회 증인 중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찾아갔던 무속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며 “과거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이었던 신용한 참고인도 1차 청문회에 의해서 오늘 2차 청문회에 출석했다. 신 씨는 22대 총선 과정 인재 영입으로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에서 여당은 계엄의 불법성을 증언한 곽 전 특전사령관의 발언이 야당의 회유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은 지난해 12월 6일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유튜브에 나온 것을 두고 “김 의원이 군사령관일 때 곽 전 사령관은 중요 참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임 의원은 같은 달 10일 곽 전 사령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뒤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그 자리에서)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에)회유당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 회유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 과정에서 신경전도 벌어졌다. 김병주 의원은 임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어디다 대고 회유를 했다고 하느냐. 저도 그럼 ‘제보받았으니 채 상병을 당신이 죽였다’고 말해도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임 의원이 “싸가지 (없다)”라고 말하자 부 의원은 다시 “싸가지라뇨. 선을 넘네. 해보자는 것인가”라고 응수했다.
여야 신경전 속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했다. 그는 친야 성향인 김어준 씨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김 씨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내용으로 ‘더플랜’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는데 (제기되는 의혹)내용이 지금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김 씨는 극우세력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야당도 공세를 펼쳤다. 우선 대통령실이 12·3 비상계엄에 앞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비화폰을 주는 등 치밀하게 계엄을 계획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여러 루트로 확인한 결과 대통령경호처에서 노 씨에게 끝 번호가 9481인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들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비서관이 비화폰을 챙겨가 노 씨에게 줬다”고 말했다. 김대경 경호처 지원본부장은 이에 대해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부 의원은 비상계엄에 앞서 군이 ‘북풍’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또다시 꺼냈다. 부 의원이 “(무인기처럼)소음도가 높은, 작전 업무에 부적합한 전력을 북한에 보내면 북풍을 유도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자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무인기를 북에 보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을 곽 전 사령관이 반박하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저한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원을 빼내라고 했던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 인원(요원)들이 본관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