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혈구 부족에 백혈병 되기도… “치료 환경 개선”

골수이형성증후군 최신 치료

골수 기능 이상에 모든 혈구 줄어
10~40%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아세포 비율 등으로 위험도 평가
젊은 환자는 골수 이식 시행 권고
저위험군, 정기적 수혈 치료 필요
표적치료제·빈혈 치료 신약 기대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2025-02-10 17:31:21

해운대부민병원 혈액종양내과 송무곤 과장이 골수이형성증후군의 예후와 최신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해운대부민병원 혈액종양내과 송무곤 과장이 골수이형성증후군의 예후와 최신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제공

골수이형성증후군(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골수에서 발생해서 진행하게 되면 말초혈액으로 퍼져 전신으로 가는 혈액암의 한 종류다. 노인성 질병으로 분류되고,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전되기도 한다. 해운대부민병원 혈액종양내과 송무곤 과장은 “국내 고연령층 인구의 증가로 골수이형성증후군의 발병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의료진과 연구진의 노력으로 치료 환경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절반은 무증상 상태서 발견

골수이형성증후군은 다른 원인이 없이 골수 기능에 이상이 생겨 건강한 혈액세포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는 여러 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다. 골수에서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어서 혈액으로 방출한다. 골수에서 생산되는 혈액세포의 형태가 비정상적이고, 생성도 비효율적일 경우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하는 범혈구감소증이 나타나게 된다.

송무곤 과장은 “골수이성형증후군 환자의 일부, 약 10~40%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백혈병의 전 단계라고 여겨서 전백혈병이라 불리기도 했다. 골수성백혈병은 골수 아세포(악성 미성숙 조혈세포)의 비율이 20% 이상인 경우다.

주요 증상은 혈구감소증의 결과로 나타난다. 빈혈로 인해 창백함, 피로감,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하고, 백혈구 감소로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혈소판 감소로는 출혈이나 쉽게 멍드는 현상이 생긴다. 특히 환자의 약 50%는 무증상이다가 건강 검진에서 발견된다.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병하고, 남성에서 더 흔하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골수이형성증후군 발생은 164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6%였고, 남녀 성비는 1.5 대 1이었다. 연령대별로는 70대(31.4%), 60대(25.7%), 80대 이상(18.5%) 순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령이 증가하면 골수 내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돼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뒤에 발병하는 이차성 골수이형성증후군도 있다. 특정 유전 질환이나 재생불량빈혈 환자에서도 발병 가능성이 높다.

말초 혈액 검사와 골수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혈액 검사에서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의 감소와 비정상적인 세포 형태를 확인할 수 있고, 골수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염색체 검사로는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한다.

골수이성형증후군는 혈구감소증, 골수 아세포와 염색체 이상 등에 따라 여러 단계로 분류할 수 있고, 예후도 각각 다르다. 혈구 감소 정도가 크고, 골수 아세포 비율이 높고, 염색체 이상 정도가 클수록 위험도가 높고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측된다.

■수혈 의존 극복할 신약 등장

치료 방법은 환자의 나이와 질환의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저위험군 환자의 경우 보존적 치료로 수혈, 호르몬제제, 면역 억제제 또는 조혈 자극제를 사용한다. 필요할 경우 저메틸화 항암제를 투여한다. 저메틸화 항암제는 DNA의 메틸화를 방해해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회복되도록 하는 항암제로, 혈액암 환자들에게 주로 사용된다. 중간이나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저메틸화 항암제를 사용한다.

젊은 환자라면 궁극적으로 환자의 골수·혈액에 타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주입하는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권고한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고령에서는 적용하기 어렵고, 이식 후에도 일부는 재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IDH1 변이를 동반한 환자군에서 표적치료제인 이보시데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새로운 치료 기회가 열렸다.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상당수는 만성적인 빈혈로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하다. 반복적인 수혈로 감염, 발열, 철 과잉증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철이 과다 축적되면 간경화, 심부전, 부정맥 등의 합병증 위험도 있기 때문에 체내 철을 배출하는 철 킬레이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적혈구 성숙제제 계열 신약인 루스파터셉트는 이들의 수혈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아직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루스파터셉트 투약 환자는 최소 8주 이상 수혈 없이 지낼 확률이 38%로, 가짜 약 투약군(13%)에 비해 3배 이상 효과가 높았다.

해운대부민병원 혈액종양내과 송무곤 과장은 “전적으로 저메틸제 항암제에 의존하는 치료 환경을 넘어서 앞으로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 적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로 나아갈 것”이라며 “빈혈 치료 신약의 국내 보험 급여 적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송 과장은 이어 “골수이형성증후군은 환자 삶의 질과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지만, 향후 치료의 발전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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