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2025-03-28 09:18:24
영국인도 잘 몰랐던 영국 영화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획전이 부산에서 마련됐다.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시네마테크 교류전: BFI가 선택한 영국 영화의 숨은 보석’ 이야기다.
이번 교류전에서는 영국영화협회 BFI(British Film Institute)가 지난해 런던의 직영 극장 사우스뱅크에서 상영해 큰 호응을 받은 영화 50편 중 선정한 9편이 선보인다. 50편은 미국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취향이 적극 반영된 작품이다. 덜 알려진 영국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영국 감독 에드거 라이트의 요청에 응한 스코세이지 감독이 직접 엄선해 전달한 영화들이기 때문이다.
부산 시네필과 만나는 9편 중에는 1950~60년대 영국 영화의 명성을 높인 앤서니 애스퀴스의 무성 영화 ‘슈팅 스타’(1928), 1940년대 게인즈버러 영화사에서 유행시킨 게인즈버러 멜로드라마 대표작 ‘맨 인 그레이’(1943), 2차 대전 후 영국 중산층 가정의 파란만장 일대기를 그린 ‘깁슨 가족 연대기’(1944) 등 영화사적으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다수 포함됐다.
또 심리극 ‘일곱 번째 베일’(1945)과 장애 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맨디’(1952), 영국의 매릴린 먼로로 불린 금발 배우 다이애나 도스의 연기가 돋보이는 ‘죽음의 밤’(1956), 디스토피아적 SF호러 ‘저주받은 아이들’(1962)도 교류전에 소개된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2020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를 때 함께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당시 시상식에서 봉준호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을 새기며 공부했었다. 그말은 마틴 스코세이지가 한 말"이라며 현장에 있던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경의와 찬사를 보낸 바 있다.
27일부터 시작된 교류전은 다음 주 일요일인 4월 6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는 일반 7000원, 유료회원과 청소년 및 경로 대상자는 5000원이다. 김은정 영화평론가와 전은정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허정식 영화 강사의 시네도슨트 해설도 마련된다. 단 31일(월)은 상영작이 없다. 자세한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51-780-6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