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행, '마은혁 임명' 압박에 거리두기

민주당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최후통첩
한덕수 대행, 침묵 유지하며 거리두기
산불 피해 복구, 美 상호 관세 등 현안 집중
민주당 '중대결심'에 이목…줄탄핵 리스크 여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3-31 10:25:1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듭 압박하고 있지만, 한 대행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산불 피해 복구와 오는 2일 있을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등 현안 대응에 집중하면서 의도적으로 마 후보자 임명 이슈와 거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물론 총리실도 민주당의 마 후보자 임명 요구에 대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이에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해 한 대행의 말씀은 없었다. 총리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4월 1일까지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내각 총탄핵'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한 대행의 침묵은 여야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한 대행은 지난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결정으로, 직무 정지 87일 만에 복귀했다. 복귀 일주일여 만에 또다시 야당의 탄핵 경고에 직면한 것이다.

한 대행은 지난해 말 야당의 마 후보자 임명 요구에도 침묵을 이어간 바 있다. 한 대행은 지난해 12월 26일 발표한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도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복귀 출근길에서도 마은혁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이제 곧 또 뵙겠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이에 한 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할 것이란 관측이다. 총리실 내부에선 산불 피해 수습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한 대행이 야당의 압박에 반응하지 않고 국내외 현안에만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행은 오는 1일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했지만, 마 후보자 임명 문제는 거론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 대행이 1일에도 마 후보자 임명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민주당이 언급한 '중대결심'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가 임명될 때까지 권한대행과 권한대행직을 승계받는 국무위원에 대한 줄탄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 내에서도 이같은 방침에 우려 목소리가 큰 만큼 실제로 한 대행 '재탄핵'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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