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무너진 롯데 ‘운명의 한 주’ 등판시킬 투수가 없다

PS 다투는 NC·삼성 등 맞대결
각 팀 승리 위해 총력전 펼칠 듯
롯데 당장 내세울 선발투수 부족
박세웅·나균안·감보아 기력 소진
벨라스케즈·이민석 믿기 어려워
김태형 감독 용병술 유일한 대책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2025-09-21 17:55:10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감보아가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그는 이날 8실점하고 4회에 내려갔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감보아가 지난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그는 이날 8실점하고 4회에 내려갔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8년 만의 가을야구를 결정지을 운명의 한 주가 다가왔다. 하지만 선발진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여서 전망은 전혀 밝지 못하다. 김태형 감독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고 ‘부산 야구의 구세주’가 될지 야구팬들의 관심은 높기만 하다.

롯데는 21일 현재 65승 6무 66패(승률 0.496)로 10개 팀 가운데 6위에 올랐다. 롯데로서는 5위인 KT와 더 많은 맞대결을 갖는 게 좋지만 아쉽게도 남은 경기가 없다. 대신 이번 주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커트라인인 5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와 3경기를 치르게 된다. 23일 울산에서 NC, 24일 대구에서 삼성, 25일 울산에서 LG 트윈스, 26일 부산에서 삼성과 4경기를 치른다. NC는 23일 롯데전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극도로 희박해지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구창모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구창모는 재기 첫 경기였던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3이닝 4안타 무실점, 18일 삼성전에서는 3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전에서는 4~5이닝 정도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도 롯데와의 2경기에서 모두 이길 경우 가을야구 진출이 확실해지기 때문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전망이다.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보면 후라도가 첫 경기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롯데의 가장 큰 적은 상대가 아니라 ‘롯데 자신’이다. 특히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선발투수진을 어떻게 꾸려 가느냐가 가장 큰 문제다.

당장 이번 주 4경기에 내세울 만한 선발투수를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다. 19일 NC,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투수진을 모두 소모했기 때문이다. 19일에는 나균안, 박세웅이 등판했고 20일에는 감보아-박진-이민석-벨라스케즈가 모두 나왔다.

1위인 LG전은 이기면 좋겠지만 경우에 따라 포기해도 무방한 경기다. 가뜩이나 아쉬운 투수진을 LG와의 경기에서 소모할 필요가 없다.

첫 문제는 23일 NC전에 내세울 투수조차 없다는 점이다. 19일 1이닝 동안 공 19개를 던진 박세웅이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그의 최근 투구 상황을 보면 100% 믿음직하지 못하다. 김 감독은 박세웅을 선발로 내세운 다음 상황이 급해지면 곧바로 많은 투수를 올리는 물량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드시 이겨야 할 24일과 26일 삼성과의 2경기는 NC전보다 더 문제다. 나균안, 감보아가 나설 차례지만 두 투수 모두 최근 매우 부진하다. 나균안은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구에 맞은 이후 치른 2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감보아는 더 심하다.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어 시즌 막판 체력, 구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심하게 몰락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9월 3경기에서 겨우 12와 3분의 2이닝만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9.95를 기록했다. 특히 3일 5와 3분의 1이닝, 10일 4이닝, 20일 3과 3분의 1이닝에서 보듯 시간이 지날수록 투구 이닝도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초반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감보아의 현재 상태를 보면 추가 등판은 무리를 넘어 선수 혹사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벨라스케즈를 투입하기도 어렵다. 그는 불펜투수로 투입된 경기에서 1이닝조차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올 시즌 내내 대체선발투수로 활약한 이민석이 남아 있지만 100% 신뢰할 수는 없다.

결국 김태형 감독이 마지막 남은 7경기에서 투수진을 어떻게 운용할지 롯데 팬들은 초조하게 손을 비비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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