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10-12 18:11:04
프로농구 부산 KCC가 2025-2026 시즌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주력 선수 부상, 장기 원정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만 극복하면 2년 만의 우승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CC는 지난 1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6-68로 크게 눌렀다. 지난 3일 첫 경기에서 서울 삼성에 89-82로 이기고 다음날 수원 KT에 67-85로 진 KCC는 올 시즌 2승 1패를 기록했다.
KCC는 2023-2024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연쇄 부상 악재로 간판선수들이 차례로 이탈하는 바람에 9위로 처졌다. KCC가 선택한 대안은 변화를 통한 전력 강화였다. 스타선수 출신인 이상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아들였고, 허훈을 영입해 허웅, 최준용, 송교창과 함께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KCC는 현대모비스전에서는 허웅이 24점 5도움으로 공격의 선봉에 서고 숀 롱(17점 10리바운드)과 윌리엄 나바로(12점 5도움)가 뒤를 받쳐 손쉽게 승리했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허웅은 평균득점 20.3점으로 이 부문 4위, 숀 롱은 19점으로 5위에 올랐다.
KCC는 1쿼터에서는 22-22로 팽팽히 맞섰지만 2쿼터에서 숀 롱과 허웅의 활약으로 24점을 올리며 현대모비스를 9점에 묶고 앞서나간 뒤 승리를 지켰다.
KCC의 문제는 현재 전력이 100%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FA 최대어로 영입한 허훈은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고 주장 최준용도 빠졌다. 둘 다 이유는 부상이다. 허훈은 개막하기도 전에 종아리를 다쳤다. 일러도 다음 주 후반에나 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감독은 허훈의 상황을 더 지켜본 뒤 복귀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최준용도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2~3주 정도의 회복 기간을 가진 후 재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달 정도는 출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분간 두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일정을 이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새 외국인 선수 나바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다행히 나바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이상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 감독은 “속공도 뛰어주고 잘했다. 점수는 상관없다. 원하던 건 리바운드, 속공 참여, 4번 자리에서 뛰어줄 수 있는 플레이어다. 원하는 농구를 해줬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KCC의 두 번째 문제는 장기 원정이다. 오는 17~23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때문에 이달에는 홈구장인 사직체육관을 쓸 수 없다. 11월 중순까지 원정 13연전을 치러야 한다. 선수들로서는 홈코트의 이점을 전혀 맛볼 수 없는 게 아쉬움이다.
한편 KCC는 오는 16일 올 시즌 3승 1패를 기록하며 선두로 나선 원주 DB와 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