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2025-10-16 14:49:53
부마민주항쟁 발원지인 부산대학교가 운영 중인 부마항쟁 기념관에 항쟁과 무관한 사진이 20년간 전시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부산대에 따르면 대학이 운영 중인 ‘10·16기념관’에는 부마항쟁 관련 사진 10장이 전시돼 있다. 이 가운데 1장을 두고 부마항쟁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이라는 지적이 최근 재차 제기됐다.
문제가 된 사진은 부산대 대운동장을 달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기념관 입구 비석과 내부 벽면 패널 등 두 곳에 동일하게 전시돼 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은 해당 사진이 1980년대 발생한 다른 민중항쟁 장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감식 결과를 근거로 기념관 개관 이후 20년간 오류가 방치돼 왔다고 주장했다.
기념관은 1979년 부산대에서 발발한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해 2005년 개관했다. 부마항쟁은 1979년 유신체제에 맞서 부산대에서 시작돼 마산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이다. 그러나 그동안 문제가 된 사진의 진위 검증이나 교체 조치가 이뤄진 적은 없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10·16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정광민 이사장은 “2020년대 들어 부마항쟁기념재단이 앞서서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부산대는 별다른 수정 없이 전시를 이어왔다”며 “부마항쟁을 기리는 공간에서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미흡해 유감”이라고 전했다.
부산대 측은 논란의 사진이 기념관 개관 당시부터 부마항쟁 관련 자료로 인식돼 사용돼 왔다는 입장이다. 기념관 개관 당시 보유했던 자료 가운데 해당 사진이 포함돼 있었고, 당시에는 부마항쟁을 촬영한 사진으로 알려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일각에서 1980년대 사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진위 논란이 시작됐다”며 “재단 측이 전문가 감식을 제시했지만, 감식 결과 역시 추정에 기반한 것일 뿐 확정적인 근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문가 등 의견을 종합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되는 대로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