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10-16 09:47:05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 효과는 있지만, 향후 수도권 집값이 쉽게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16일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제3차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 단기적 효과 유효’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은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률, 거래량,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전날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 3구·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27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강화된 규제에 따라 이날부터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초과∼25억 원 미만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그간 대출 규제에서 제외됐던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된다.
다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대책에 세제 개편은 빠졌다며 “향후 수도권 집값은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세제 개편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 세제 구조는 중저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서울 지역 주택 공급 부족은 인허가 감소 등 영향으로 2026∼2028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비수도권 지역의 빠른 고령화는 수도권 주택 투자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수도권 집값이 꺾이지 않는 가운데,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불확실성도 계속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당초 예상한 11월보다 더 늦은 내년 1분기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한은 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이달에서 11월로 조정하면서, 그 이유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 △금통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한미 무역 협상 불확실성을 꼽았다.
NH투자증권 역시 이날 10·15 부동산 대책에 관해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겠지만, 향후 2년간 수도권 내 제한적 입주 물량을 고려할 때 가격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