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2026-09-17 16:01:11
거제시 해양플랜트 소부장 특화단지 천연가스 액화공정 테트트베드 조감도. 해양플랜트 관련 연구·지원 시설이 있는 장목면 선박해양플랜트 연구단지 내 시유지에 들어선다. 거제시 제공
‘조선 도시’ 경남 거제시에 초고부가 해양플랜트 건조에 필요한 원천 기술과 핵심 기자재를 연구·개발하는 특화단지가 조성된다.
거제시는 산업통상부 주관 ‘제3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공모에서 ‘제조 AX 기반 조선해양플랜트 특화단지’로 지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같은 해양플랜트 설비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연관 기자재 국산화, 실증 인프라 구축 그리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토대를 다지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FLNG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수주 효과를 지역 중소 기자재 기업까지 확산시킨다는 목표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액화해 저장한 뒤 하역까지 수행할 수 있는 복합해양플랜트다. 가스 운송용 파이프라인을 추가 설치할 필요가 없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생산 비용으로 제약이 따랐던 원거리의 군집형 가스전에서부터 대형 가스전까지 다양한 가스 자원 개발이 가능하다.
조선 기술의 총아로 불릴 만큼 제작 난도가 높은 데다 설치 해역에 맞게 설계, 제작해야 해 기당 건조 비용이 3~5조 원에 달할 만큼 비싸다. 그럼에도 정치·사회적 리스크 영향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사업 수행과 조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와 맞물려 육상 LNG 플랜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11기 중 절반이 넘는 8기를 거제에 사업장을 둔 양대 조선소가 수주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7기를 수주해 현재 3기를 동시 건조 중일 만큼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한화오션은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1기를 건조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정작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천연가스 액화 공정’은 해외 특정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기당 건조 비용의 2~3%를 기술료(로열티)로 지급 중이다. 기당 600~1000억 원 상당을 고스란히 내주는 셈이다.
지난 5월 경남도청에서 조선해양플랜트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얼라이언스 발대식이 열렸다. 부산일보DB
거제시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 경남도와 손잡고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에 집중해 왔다. 지난 4월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5월에는 ‘조선 해양플랜트 소부장 특화단지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거제시와 한화오션, 핵심 협력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 20개 기관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증·인증, 사업화, 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사업 추진 기반을 갖췄다.
이번 선정을 계기로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경남테크노파크, 지역 연구기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핵심 기술 자립을 통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특화단지는 거제 옥포·덕곡·오비2산단 일대 62만 4500㎡에 걸쳐 조성한다. 앵커기업인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옥포국가산단은 핵심 기술과 생산 거점인 ‘코어 산단’으로 육성한다. 덕곡산단과 오비2산단에는 소부장 핵심 협력 기업을 집적화한다.
기술·기자재 신뢰성과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구축해 기술 개발부터 실증을 연계할 기반을 마련한다. 실증센터는 해양플랜트 관련 연구·지원 시설이 있는 장목면 선박해양플랜트 연구단지 내 마련한다. 여기에 미래 조선해양산업을 이끌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연관 기업을 유치해 산업 생태계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31년까지 국비 415억 원을 포함한 745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한화오션은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설비, 스마트 제조 자동화, 안전관리 체계 구축 등에 1조 522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4조 200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과 1만 9000 명 규모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거제시 설명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핵심 기술 국산화는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우수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