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 2020-05-12 18:44:13
“공격 축구를 지향하지만 무작정 밀어붙이진 않겠다.”
조덕제(사진) 부산아이파크 감독은 K리그1 개막을 맞아 담담하게 심중을 드러냈다.
올 시즌 팀의 1차 목표는 10위권 내 진입. 이는 곧 강등권 탈출을 의미한다. 조 감독은 “섣불리 성적을 예단할 수 없지만, 한 자릿수 순위에 드는 게 우선이다”면서 “가능하다면 상위권 진입도 노려보겠다”고 조심스럽게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FC 승격 1년 만에 강등 경험
“그때 승점 1점의 소중함 깨달아
팬들에게 재미 주는 축구 지향”
조 감독은 부산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 1988년 입단해 1995년 은퇴할 때까지 대우 한 팀에서만 213경기를 뛴 ‘원클럽맨’이다. 그가 2019년 지도자로 부산에 돌아와 지휘봉을 잡았고, 1년 만에 K리그1 승격이란 숙원을 이뤄 냈다.
2015년 수원FC에 이어 두 번의 승격을 이끈 조 감독에겐 ‘승격 전도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수원은 1년 만에 다시 K리그2로 강등됐다. 그에겐 뼈아픈 실패 사례. “사실 수원 감독을 맡았을 때 승격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매 게임 열심히 하다 보니 승격됐다”면서 “막상 K리그1에 올라갔지만 전반적으로 준비가 부족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 감독은 당시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자신의 ‘공격 일변도’ 전략을 꼽았다. “강팀·약팀 구별 없이 무조건 공격만 했다. 비길 수 있는 경기도 끝까지 공격하다가 오히려 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 승점 1점의 귀중함을 깨달았다”고 되돌아봤다.
수원 시절 경험이 조 감독에겐 보약이 된 걸까. 지난 시즌 부산은 막강 화력의 공격 축구를 자랑했지만, 다시 K리그1 무대에 선 조 감독은 훨씬 신중해졌다. “상대 팀, 경기 상황에 따라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리를 챙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도 충분히 보강됐다는 게 조 감독의 생각이다. 강민수, 윤석영, 도스톤벡, 김동우 등 수비수들이 제 역할을 잘 해내리란 기대다. 부상 중인 이정협이 곧 돌아오고, 이동준, 호물로, 빈치씽코 등 공격진의 컨디션도 만족스럽다. 특히 지난해 MVP 이동준과 올림픽 대표 김진규의 활약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초반 강팀과 잇따라 맞붙게 됐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어차피 다 겪어야 할 팀들이다. 우리 스쿼드도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내가 지향하는 축구는 수비보다는 공격이다”면서 “부산 팬들이 재밌어 하고 찾아올 수 있는 축구를 보여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