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단합' 강조한 박근혜 전 대통령…지지층 결집 동력

與 지도부 3일 박 전 대통령 예방
"마음 무거워. 나라 위해 여당 단합해야"
"국론 분열 우려…마음 하나로 모아 달라"
"대립각 바람직 하지 않아" 개인 행동 자제 당부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3-03 16:00:15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수감에 마음이 무겁다. 나라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의 ‘여권 단합’ 주문에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후 권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대구 달성군 소재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날 예방에는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이 배석했다. ‘권영세호’ 출범 이후 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마음이 무겁고, 국가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지금 국가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렵고 경제·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집권 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 단합을 특히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두 대표(권영세·권성동)가 경험이 많은 만큼 이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라며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돌이켜보면 개인의 소신이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힘을 합쳐야 한다. 개인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라고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양 진영 지지자가) 대립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게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 아프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국론 분열을 우려하면서도 여권 단합을 거듭 강조한 만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여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행위 자체가 탄핵을 부정하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반헌법적, 반국민적 행동”이라며 “극우 세력과 야합해서 헌정 질서를 부정하려고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이후 국민의힘에서 보여주는 태도는 사안의 본질적인 것을 외면하고 부정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탄핵을 옹호하고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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