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5-03-03 14:39:57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의 주인공은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였다. 한국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지 못했지만, 블랙핑크 리사가 K팝 가수 최초로 시상식 무대를 꾸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아노라’가 ‘브루탈리스트’ ‘에밀리아 페레즈’ ‘콘클라베’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도 차지해 5관왕에 올랐다.
숀 베이커 감독은 “진정한 독립영화를 인정해준 아카데미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이 영화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팬데믹 기간 많은 스크린이 사라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보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시상식에 참석한 영화인들을 향해 “아무리 영화 산업이 힘들어진다고 해도 우린 계속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아노라’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뉴욕의 스트리퍼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에 출연한 마이키 매디슨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남우주연상은 ‘브루탈리스트’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를 연기한 에이드리언 브로디에게 돌아갔다. 브로디가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건 ‘피아니스트’(200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한국 작품은 오스카상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K팝 가수가 시상식 축하 무대를 꾸며 주목을 받았다. 블랙핑크 멤버 리사는 시상식 2부 축하 무대 공연자로 나서 ‘007’ 시리즈 주제곡인 ‘리브 앤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불렀다. K팝 가수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선 건 처음이다. 반짝이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리사는 노래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