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여객기와 같은 제주항공 기종… 베트남서 기체 결함 '운항 불가' 판정

승객 태워 활주로 갔다가 돌아와
엔진 계통 이상·대체 항공기 투입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4-12-31 16:39:55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항공지원센터 내 제주항공 사무실 앞을 관계자가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항공지원센터 내 제주항공 사무실 앞을 관계자가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2~3시간 전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보잉 737-800’ 비행기가 베트남 푸꾸옥에서 기체 결함으로 이륙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객을 태워 활주로까지 나갔다 돌아온 비행기는 ‘운항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항공사 측은 “엔진 계통에 이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와 기종이 같은 제주항공 비행기에서 참사 직전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31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1시 10분(현지 시간) 베트남 푸꾸옥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HL8332 여객기 운항이 취소됐다. 푸꾸옥 국제공항에서 승객을 태워 활주로로 향했다가 주기장에 돌아오는 ‘램프 리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는 이날 오후 10시 56분 활주로로 향했다가 오후 11시 21분 돌아왔고, 다음 날인 29일 0시 48분 다시 움직였다가 오전 1시 2분 주기장 쪽으로 복귀했다.

문제의 비행기는 보잉 737-800 기종으로 점검 이후 ‘운항 불가 항공기’(AOG·Aircraft on Ground) 판정을 받았다. AOG는 기체 이상 등으로 정비가 필요해 지상에 둬야 하는 항공기를 뜻한다. 정상적으로 운항했다면 이 비행기는 한국 시각으로 지난 29일 오전 6시 2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무안국제공항 사고 여객기는 같은 날 태국 방콕에서 오전 2시 29분(현지 시간) 출발했다가 오전 9시 3분 사고를 당했다.

제주항공은 HL8332 비행기 회항 후 운항이 어렵다고 판단해 대체 여객기를 한국에서 보냈다. HL8332 비행기는 이달 24일부터 28일까지 국제선 운항에 매일 4~6회씩 투입됐는데, 29일엔 기체 점검 등으로 운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오전에야 푸꾸옥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복귀했고, 이날 오후 일본 도쿄로 예정 시간보다 3시간 늦게 출발하며 운항을 재개했다. 31일엔 부산과 제주를 오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 28일 푸꾸옥에서) 출발하려고 나갔던 비행기에서 엔진 계통 이상이 발견됐다”며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대체 편을 투입했고, 승객 보상과 호텔 지원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비행기는 푸꾸옥에서 수리를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도쿄로 운항을 재개할 땐 기체 결함이 아니라 연결편 지연으로 출발 시간이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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