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4-06 13:20:14
“문화예술의 물결이 여기서 흘러넘치길 바랍니다.” “부산 문화예술인에게 사랑받는 좋은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문화와 숨 쉬는 이곳에서 많은 창작과 교류가 있길 바랍니다.” “6기 파이팅! 응원합니다.” “대단히 의미 있고 가슴이 벅찬 날입니다. 또따또가가 단순히 예술가에게 단순히 작업실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민과 예술가를 연결하는 매개의 공간이고 매개의 사업입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지난 4일 오후 부산 중구 스페이스 닻(대청로 135번길 3-1, 3층). 입주 작가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부산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 6기 개소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또따또가 운영 주체인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이사와 부산시 조유장 문화국장 외에도 중구청 문화관광과장, 건물주와 주민 대표, 입주 작가, 그리고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위탁 운영할 (주)리멘 성현무 대표에 이르기까지 다 같이 한마디씩 덕담과 각오를 밝혔다.
2010년부터 부산 중앙동과 동광동 일대 빈 건물을 부산시가 임대해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한 또따또가는 어느새 15년을 훌쩍 넘기고 16년 차에 접어들었다. 입주 작가들은 공간을 지원받아 창작 활동을 하는가 하면 시민과 함께하는 예술 활동으로 다시금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사업 초기 35곳으로 시작한 창작공간 규모는 그동안 2배로 늘었다. 지금까지 또따또가를 거쳐 간 지역 작가와 문화예술단체만 해도 1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6기째를 맞은 올해 또따또가 입주 작가는 25개 팀 161명이다. 김덕희 작가,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같은 시각 분야를 비롯해, 시어터 아(我)·앙상블 이도 등의 공연 분야, DJ와 댄서, 기획자, 리서치 연구 등으로 다양하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부산소설가협회도 포함됐다. 올해는 특히 30% 청년 쿼터제(만 39세 이하)를 처음 도입해 입주 작가들이 한층 젊어졌다.
개소식 프로그램도 입주 작가들의 품앗이로 이뤄졌다. ‘원도심 콜렉티브’에서 웰컴 티를 제공하고, 웰컴 공연은 시어터 아(我)에서 담당했다. 사진 기록은 임소영 작가가 맡았고, 작가 영상 소개와 당일 영상 기록은 김정민 작가가 제작했으며, 2부 작가 교류회는 서윤택의 디제잉 등으로 이어졌다. 1부 개소식이 끝난 뒤에는 장안빌딩, 대진빌딩, 미진빌딩, 문화빌딩, 오성빌딩, 백년어빌딩으로 이어지는 입주 작가 스튜디오 투어가 마련됐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1기 입주 작가 김경화 설치미술가는 “또따또가 입주 기간은 끝났지만, 지금도 원도심에서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도심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원도심이 또따또가의 보금자리이기도 하지만, 작업실 문을 열고 나오면 수많은 역사가 숨 쉬는 곳을 만날 수 있고, 작가들이 이를 작업으로 풀어내기도 하는 등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매력이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6기 센터장을 맡은 김혜경(활동명 창파) 문화기획자는 “그동안 배출한 예술가들은 또따또가에서 창작 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지역 곳곳에 예술을 스며들게끔 했다”면서 “그렇게 자립한 작가들은 부산 예술계의 든든한 뿌리를 만들어 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출발을 앞둔 6기는 자연과 도시와 항구라는 특수한 장소성이 얽힌 공간에서, 예술과 지역과 더불어 다시 직조해 나가고 얽혀 갈 것이며, 예술 공진화를 일으키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입주 작가들은 1년간 활동하고 최대 3년(2027년 12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