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4-06 18:26:37
롯데 자이언츠 주전포수 유강남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비력은 물론이거니와 타격도 좋아져 거의 1년 만에 초대형 홈런도 날렸다. 팀의 오랜 고민이었던 포수 문제가 올해는 해결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유강남은 2011~2022년 LG 트윈스에서 주전포수로 활약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11월 계약기간 4년, 계약금 40억 원, 연봉 34억 원, 옵션 6억 원 등 총액 80억 원에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
유강남은 2017년 강민호가 떠난 이후 주전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롯데에 큰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첫해인 2023년에는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으로 무난한 성적을 남겼으나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고작 52경기에 나서 타율은 0.191에 머물렀다. 롯데로서는 FA 계약의 악몽을 재연하는 것처럼 보였다.
올해 부활을 다짐한 유강남은 비시즌 중에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살과의 전쟁을 벌였다. 그 결과 13kg이라는 놀라운 감량에 성공했다. 재기의 전제조건은 완성된 셈이었다.
올해도 시즌 개막 직후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유강남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개막 2연전에서 부진을 보였고, 정보근에게 선발 포수 자리를 내줬다. 정보근은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 주전포수 자리를 뺏는 것 같았다.
유강남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4월 들어 4경기 연속 안타를 쳤고, 5일 경기에서는 300여 일 만에 홈런을 때렸다.
유강남은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주전포수로 나서더니 선발투수 김진욱을 잘 이끌어 팀에 승리를 안겼다. 안타와 볼넷도 하나씩 기록해 두 번 출루하며 타격감 회복도 과시했다. 그는 특히 4~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계속 주전포수로 출장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주전포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5일 경기에서 선발투수 박세웅과의 호흡이 절묘했다는 사실이다. 박세웅은 이날 7이닝 4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그의 구위가 좋았다는 점 외에도 유강남의 투수 리드가 탁월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이 첫 홈런을 터뜨리며 결승타를 기록했다. 포수로서도 타자로서도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박세웅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승부하지 말라’고 했다. 여러 구종을 다 던지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유강남의 볼 배합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물론 두산전 결과만으로 그가 주전 자리를 꿰찼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보근이 언제 다시 치고 올라올지 모른다. 김 감독은 “이름값으로 선수를 기용하지 않겠다”라고 밝혀 여전히 여지를 남겼다.
팬들도 유강남의 부활을 환영하고 있다. 경기 댓글을 보면 “유강남이 홈런 하나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라든가 “유강남 살 뺀 게 효과 있네”라는 등 칭찬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강남의 컨디션이 좋아진다면, 그래서 정보근과 경쟁을 펼친다면 롯데로서는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포수를 바꿔 기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7년간 고민이던 포수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생긴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