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비토 극복'·국힘 '지역 민심 회복'… PK 대선 극복 과제

4·2 재보선 보수 → 진보 변화
양측 한계 명확·신속 극복 관건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2025-04-06 18:27:13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날인 지난 2일 부산 명륜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날인 지난 2일 부산 명륜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울산·경남(PK)의 최근 수 년간 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보수 진영이 탄핵 정국 한가운데서 치러진 4·2 재보궐선거에서는 참패했다. 지역 정치 지형이 재편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조기 대선 국면에서는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가 뚜렷한 까닭이다.

앞서 민주당은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지사 3곳의 광역단체장은 물론 PK 39곳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25곳을 가져가며 사실상 압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8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보수 정당에 줄줄이 패배했다.

이번 4·2 부산교육감, 거제시장 재보선에서는 두 곳 모두 진보 진영이 승리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7석이던 민주당 의석을 2석이나 국민의힘이 가져갈 정도로 2024년 열린 총선에서는 부울경이 보수 우세 지형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 부울경 정가에서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60일도 채 남지 않은 조기 대선에서 재보선 승리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양측의 한계점이 뚜렷한 가운데 어느 정당에서 먼저 이를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우선 부울경에서 새롭게 승기를 잡은 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관건이다. 이는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본산인 PK의 주류가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계라는 이유도 있지만 지역 핵심 현안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 때문이라는 게 지역 야권 중론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부울경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6일 부산을 찾아 북극항로 개척 지원 의지를 재천명했지만, 부울경에서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와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여전히 침묵했다는 오명만 남긴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경우도 이번 재보선을 거치며 지역 민심을 오판한 데 대한 심판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핵심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전한길 강사와 세이브코리아를 이끄는 손현보 목사 등 강성 우파 세력이 여론을 주도하도록 방치했다는 비판이 지역 여권 지지층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각종 여론조사에서 PK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반면 탄핵 찬성 응답은 반대보다 높다는 결과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탄핵 찬성 여론이 상당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지역 정치권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되는 여야의 선거 레이스 전략에 따라 여론은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부울경 정가 관계자는 “그동안 우세를 보여 왔던 보수지만 한 번에 민심이 악화된 상황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여론은 아닌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내 강성 지지층의 시선만을 의식하면 안된다는 점을 먼저 인지하는 정당이 역대 대선 캐스팅보트로 꼽혀온 부울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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