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운전면허장 이전, 대체지·사업비 확보에 달렸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옮기나

남구 용호동 5만 9020㎡ 부지
아파트 밀집지 변신 ‘민원’ 증가
부산시 2035년 목표 이전 추진
타당성 용역 착수, 12월 마무리
640억 넘는 사업비 충당 관건
향후 민자 유치 복합개발 유력
“다양한 선택지 두고 용역 진행”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2025-04-22 20:41:00

부산시가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방안 마련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에 나섰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시가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방안 마련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에 나섰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시가 남구 도심 한복판에 30여 년간 자리한 남부운전면허시험장의 이전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최근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이전 검토에 들어갔다.

2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6일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관련 착수 보고회를 열고 유관 기관 협의체를 출범했다. 협의체는 부산시를 비롯해 부산시의회, 부산지방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 남구청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시는 지난 2월 24일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타당성조사 분석’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용역 절차에 착수했다. 예산 2억 원이 투입된 타당성조사 용역은 오는 12월 마무리 될 예정이다.

용역은 면허시험장 이전의 현실적인 필요성과 타당성을 최우선 검토한다. 이전에 타당성이 있다면 적합한 대체 이전지를 찾아야 하는데, 시는 이전 대상지로 시내 5곳의 장소를 물색해 향후 주민 의견 수렴과 협의체 현장 방문 등을 거쳐 최종 후보지를 낙점한다는 계획이다. 이전 대상지 조건으로는 부지 면적이 충분하면서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고,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으며 교통사고 우려가 크지 않은 곳이 꼽힌다. 시는 2035년을 목표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대학가 사이에 위치한 면허시험장을 이전해 달라는 인근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용역에 착수했다. 면허시험장 개장 당시와 달리 주변 일대가 개발됐고 향후 도시 개발을 고려할 때도 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지속적인 목소리였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 건물 전경. 연합뉴스 남부운전면허시험장 건물 전경. 연합뉴스

1990년 문을 연 남부운전면허시험장은 남구 용호동 5만 9020㎡(약 1만 7900평) 부지에 17개 동 건물, 연면적 1만 3260㎡(약 4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당시만 해도 면허시험장 일대는 인구 밀집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주변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현재는 반경 500m 안에 LG메트로시티, 대연자이 등 1만 3000여 세대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용역 이후 실제 이전까지는 이전에 필요한 사업비 충당 여부가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험장 이전에 필요한 비용은 건물 가치를 제외하고 공시지가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64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는 향후 주변 정주 여건과 산업환경 등을 고려해 적정한 개발 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방향으로는 민간사업자를 통한 복합 개발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사업성 확보를 위해 현재 경찰청 소유인 남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인데, 시가 부지를 매각한 뒤 새로운 면허시험장을 지어 경찰청에 소유권을 넘겨주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현 부지 일부를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해 공동주택 등을 짓는 대신 나머지 공간은 공원이나 복합문화·체육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 부지는 자연녹지와 제2·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향후 기본적으로는 용적률 200~300%, 15층 이상의 아파트 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는 ‘운전면허시험장’이라는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있어 해당 지정이 해제되기 전까지는 공동주택 건설 등 민간개발이 제한된다.

부산시 미래혁신기획과 관계자는 “현재 이전 장소와 기존 부지 활용 방안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모든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고 고려하고 있다”며 “현재 면허시험장 부지를 일본의 ‘쿠리하마 운전학교’ 등 해외 사례를 참조해 상업시설과 자동차운전학원으로 복합개발하는 방안부터 시작해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용역을 진행 중이며 향후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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