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5-04-22 21:00:00
지난해 부산 지역 전체 아파트 착공 실적이 최근 10년 새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3~4년 뒤 ‘공급 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지역 건설업계는 적절한 물량의 주택 착공과 인허가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일감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22일 통계청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의 주택 착공 실적은 1만 6707호로 전년 대비 1975호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착공 추이를 살펴볼 때 가장 저조한 실적이며, 착공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17년(3만 6968호)의 절반도 안되는 45.1%에 불과한 수치다.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 역시 지난해 2만 9196호로 전년 대비 703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산시가 인허가한 주택 물량은 2017년(4만 7159호)이 가장 많았고 2022년(3만 9858호), 2016년(3만 6664호), 2015년(3만 3535호) 등이 뒤를 이었다.
건설업계는 지역에서 일감의 씨가 마르고 있다며 아우성이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는 “일각에서는 최근 부산시의 행정이 아파트 건설 일변도라고 비판하지만, 실제 현업에서 느끼기에는 적정 공급량보다 한참 부족하다”며 “지역 중견 건설사들도 잇따라 무너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절실하다. 착공이나 인허가가 계속 부족하면 결국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부산의 아파트 공급 부족은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입주하는 부산의 신축 아파트 물량은 9110세대로 지난해 1만 5144세대와 비교해 39.8% 감소한다.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입주 물량이 최저치를 찍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계적으로 볼 때 부산에서 매년 1만 8000세대 안팎의 신축 물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지만, 올해 입주 물량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거기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소위 ‘해수남동’으로 불리는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남구 등에서는 올해 예정된 입주 물량이 한 건도 없다. 내년에도 부산의 신규 입주 물량은 1만 102세대에 그쳐 예년에 비해 공급이 8000세대 가까이 부족할 전망이다. 수영구와 동래구 등은 2년 연속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없다.
부산의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아파트 공급 부족론’을 더 이상 적용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인구와 별개로 부산 지역 가구 수는 2019년 137만 세대에서 2023년 146만 세대로 오히려 6.5% 늘었다. 이렇게 되면 적정 수준의 아파트 공급이 필요하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가 공급 물량을 관리하지 않으면 공급과 수요 불균형으로 시장에 왜곡이 발생하고 그 피해는 수요자들에게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