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5-29 18:04:16
상당수 팬은 시즌 초반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1년 반짝하다 마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만큼 기대하는 게 무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찌감치 퇴출시키고 대체선수를 데려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 이야기다. 2025 시즌 개막 초반 방망이를 제대로 못 돌려 허덕이는 바람에 팀이 부진의 늪에 빠진 원인이 돼 팬의 원성을 샀던 그가 이제는 “지난해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듣는 복덩어리가 됐다.
레이예스는 지난 3월 8경기에서는 31타수 6안타, 타율 0.194에 그쳤다. 팬들 사이에서 퇴출 이야기가 나오던 4월부터 ‘안타 제조기’의 면모를 되찾은 그는 4월 24경기에서 97타수 35안타, 타율 0.361을 치며 반등했다. 이달에도 25경기에서 100타수 32안타, 타율 0.320을 기록하며 좋은 감각을 유지했다.
팀의 복덩이로 부활한 레이예스는 올 시즌 55경기에서 228타수 73안타 4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320, 출루율은 0.356, OPS(출루율+장타율)은 0.830이다. 그는 최다안타 부문에서 디아즈(삼성 라이온즈·65개)를 8개 차이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02개로 에레디아(SSG 랜더스·195개)를 따돌리고 첫 타이틀을 따낸 데 이어 이 부문 2연패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레이예스는 지난해 첫 54경기에서 안타 70개를 친 것과 비슷한 추세를 보여 프로야구 최초의 2년 연속 200안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롯데는 지난 시즌보다 더 화끈한 팀 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경험을 쌓은 젊은 타자들이 더 성장한 덕분에 레이예스에 대한 집중견제가 약해져 지난해보다 안타를 치는 게 쉬운 상황이다.
레이예스는 타율 부문에서는 최형우(KIA 타이거즈·0.351), 김성윤(삼성 라이온즈·0.337), 양의지(두산 베어스·0.328)에 이어 4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시즌 막바지에는 지난해 2위에 머물러 놓쳤던 타격왕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타점은 팀 내에서는 1위, 프로야구 전체로는 디아스(60개)에 이어 2위다.
레이예스의 성적을 놓고 보면 팀 내 타자 중에서는 최고 활약을 펼치는 셈이다. 2024년 총 95만 달러를 받았던 그는 올해 총액 125만 달러에 재계약했는데, 현재까지는 몸값에 어울리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롯데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던 펠릭스 호세를 능가하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