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8-10 15:32:54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은 “계엄은 잘못됐다는 입장은 변함없지만, 절연은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사건과 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여당과 잘 맞서 싸우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강한 리더십과 투쟁 의지를 내세웠다.
지난 7일 국회에서 <부산일보>와 만난 그는 “이미 당원도 아니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국민의 한 사람에 대해, 적법 절차가 보장되지 않으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인간적으로 면회를 가겠다고 해서 계엄 옹호로 연결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린다고 해서 계엄에 대한 입장이 바뀌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윤 전 대통령 절연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과와 반성은 그 사람이 저지른 행위나 사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앞으로 제대로 나아가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무조건 이름을 언급하지 말자는 것은 사과도, 반성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핵을 당론으로 반대했던 것을 뒤집으면 그때 함께했던 당원들을 혁신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들이 떠나면 지지율이 더 떨어진다”며 “계엄은 이미 있었던 일이고 대선에서 심판받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견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됐던 장 의원은 한 전 대표와의 관계 변화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장 의원은 “탄핵 전까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한 전 대표, 저까지 같은 라인에 있었다”며 “하지만 탄핵 국면에서 나는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했고, 한 전 대표는 당론으로 탄핵을 추진하자고 했다. 탄핵이라는 강을 건넌 것은 한 전 대표”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전략과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정치에 관심 있는 적극 관여층과 조직표가 핵심”이라며 “컷오프 때도 골든크로스를 자신했고, 본경선에서도 당원 표심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 의원은 윤 전 대통령 재입당 문제를 두고 김문수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재입당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전에는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대선 지고, 계엄 때문에 대선 졌다고 말씀하시다가 왜 이렇게 갑자기 입장이 바뀌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김 후보는 상황 변화가 없는데도 입장이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앞으로 계속 당을 끌고 나갈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혁신이 가능하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당 대표하고 끝나실 분이 혁신을 한다고 하면 누가 동참하겠느냐”며 김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당 구조 개혁과 관련해 그는 “싸우지 않는 의원은 다음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누가 잘 싸우는지를 기록·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책 이슈 발굴 능력, 전략, 교육·연수 기능이 모두 사라졌다. 전략 없이 각자 목소리만 내는 구조로는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 의원은 “부산 발전 필요성에는 200% 공감하지만, 중앙 부처 이전은 국가 전체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부처를 흩어놓는다고 지역 발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토 균형 발전의 핵심은 생산물과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을 발전시킬 정책은 해수부가 부산에 가지 않더라도 세종이나 서울에서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며 “오히려 산업은행 이전, 부산항 관련 인프라, 공항 문제 등 다른 투자가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