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 2025-09-02 18:35:12
지역의 대형 유통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 불편과 지역 상권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는 임대료 부담 속에 대규모 점포 정리에 나섰고, 상권 공동화 우려도 번지고 있다. 반면 롯데백화점 동래점은 꾸준한 투자와 매출 성장세를 근거로 “문을 닫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법원이 개시한 회생 절차에 따라 15개 점포를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폐점한다. 부산 장림, 울산 북구를 비롯해 수원 원천, 대구 동촌, 인천 계산 등 5개 점포는 오는 11월 16일 영업을 종료한다. 나머지 10개 점포도 내년 상반기 폐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부산 감만점도 포함돼 있으며, 부산 반여점은 2027년 폐점이 예정돼 있다. 홈플러스 측은 “임대료만 연간 700억 원이 넘고, 이로 인해 연간 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계약 기간이 10년 이상 남은 점포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채무자회생법에 근거해 계약 해지권을 행사했고, 잔여 임대료는 손해배상금으로 청구돼 법원 판단에 따라 회생채권으로 전환된다. 점포를 잃게 된 입점 점주들은 “막대한 인테리어 비용을 떠안게 됐다”며 막막함을 호소하고, 직원들도 퇴사를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점포가 문을 닫으면 임대차 계약 위약금과 매장 원상복구 비용 등의 피해를 노동자와 입점 점주·채권단 모두에게 전가한다”며 “회생법원은 폐점 절차를 중단하고 공정한 회생을 위해 법정관리인을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폐점 지역 주민들 역시 장보기에 불편이 커졌다며 대체할 쇼핑 공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 폐점은 이미 속속 진행됐다. 지난 7월 부천상동점, 8월 대구 내당점과 안산 선부점이 문을 닫았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롯데백화점 동래점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래점은 2014년 사모펀드(캡스톤자산운용)에 매각된 뒤 20년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다. 당시 동래점을 비롯해 분당·일산·상인·포항 등 5개 점포가 같은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들 점포 가운데 마산점이 지난해 폐점하면서 동래점도 비슷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유통 부문 전반에서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건물주의 재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 점도 이런 불안을 키운 배경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동래점 매출은 직전 연도보다 2% 늘었고, 올해 1~7월 식음료(F&B) 매출은 5% 이상 증가했다. 신선식품과 와인, 베이커리 등 식료품 판매도 10% 가까이 뛰었다. 인근에 3만 6000세대 이상 신규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30~40대 젊은 고객층도 크게 늘었다.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2021년 대대적인 리뉴얼 이후 올해는 식품관과 식당가를 새롭게 단장했으며, 하이엔드 웰니스 브랜드 ‘리조트피플’과 협력해 피트니스 시설을 전면 교체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킬러 콘텐츠 중심의 신규 브랜드 유치도 예정돼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래점은 지역 핵심 점포로서 지속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현재 임차 계약은 2034년 12월까지 체결돼 있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