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파업 전운 ‘고조’…노조 “5일까지 제시안 안 나오면 투쟁”

“회사 결단해야”…파업 언급하며 압박
임금·성과급 규모에 이견, 교섭중단
사측 2.3% vs 노조 7.7% 임금 팽팽
산재·실적 악화까지 장인화호 위기감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2025-09-01 13:43:04

한국철강협회장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의 날인 지난 6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철강협회장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의 날인 지난 6월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큰 견해 차를 보인 사측을 향해 파업을 언급하며 최후통첩했다. 연이은 사망 사고에 6분기 연속 역성장 등 표류하는 포스코 장인화호(號)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파업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 김성호 위원장은 지난 29일 ‘투쟁과 상생의 갈림길’이라는 이름의 성명서를 내고 “파업을 원하는 위원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9000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제시안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만 지난 수십 년간 회사의 ‘가짜 위기설’에 속아온 조합원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9월 5일까지 조합원이 만족할 제시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주저 없이 투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조합원들을 향해선 “길이 정해지는 순간, 노동조합에 강력한 단결의 힘을 모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월부터 17차에 걸쳐 임단협 본교섭을 이어왔지만 입금과 성과급 규모를 놓고 견해 차가 큰 상황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0일 본교섭 이후 “회사는 베이스업(임금)과 일시금 문제에 대해 성의 없는 안만 반복했다”며 교섭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올해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7.7% 인상과 일시금 항목으로 철강 경쟁력 강화 공헌금 300%, 자사주 15주(최근 주가 기준 430만 원 상당) 지급, 특별연장근로 보상금 일 2만 5000원 신설을 요구했다. 또한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할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정률 2.3%(또는 정액 7만 4000원) 인상에 철강경쟁력 강화 공헌금 200만 원, 우리사주 취득지원금 2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등 일시금 항목으로 500만 원을 제시했고 특별연장근로보상금은 일 2만 원으로 맞섰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정부 정책이 명확해지면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면서 정년퇴직 조합원의 1년 재채용 비율을 기존 70%에서 100%로 늘리겠다고 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해에도 6개월간 교섭을 이어갔지만 기본급과 격려금 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었다. 노조는 창사 56년 만에 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 관계는 악화 일변도였다. 결국 파업 예고 전날인 12월 18일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일시금 600만 원 지급 등에 간신히 합의했다.

지난해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이후 포스코는 안팎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만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4명, 광양제철소에서 1명 등 그룹 전체에서 최소 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심하게 얘기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질타하면서 건설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그룹 안전진단태스크포스(FT)까지 만들었지만 다시 감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장 회장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진 못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장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6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철강 부문은 바닥을 찍고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매 분기 수천억 원대의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부진이 뼈아프다. 장 회장이 취임 이후 2030년까지 27조 원을 투자하겠다며 힘을 주고 있는 분야다.

안팎의 경영 리스크 속에 장 회장은 주요 재계 총수가 포함된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명단에서도 빠졌다. 재계 10대 그룹 총수 중 사절단에서 빠진 건 포스코가 유일했다. 장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간담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 해 ‘포스코 패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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