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올라탄 미국 ETF 대부분 손실…‘곡소리’

순매수액 상위 20개 종목 절반이 손실
레버리지 ETF 마이너스 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5-03-09 11:24:04

최근 한 달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행보로 크게 요동치며 미국 주식을 선택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시황판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 달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행보로 크게 요동치며 미국 주식을 선택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시황판을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 달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 행보로 크게 요동치며 미국 주식을 선택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미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종목들은 최근 한 달간 손실률이 20∼50%에 달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1개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상위 20개 미국 주식 종목의 순매수액 총합은 31억 2008만 달러(약 4조 5072억 원)에 달했다.

국내 한 주요 증권사의 개인 고객 빅데이터 자료로 이들 20개 종목의 1개월간 ‘계좌(고객) 평균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절반인 10개 종목이 손실을 기록했다. 계좌 평균 수익률은 특정 기간 내 해당 종목을 거래한 증권사 고객들이 거둔 평균적인 수익률을 뜻한다.

순매수액 1위인 ‘디렉션 데일리 테슬라 2배 ETF’는 원화 환산 기준으로 한 달간 계좌 평균 수익률이 -30.69%를 기록했다. 이 ETF는 파생상품 등 레버리지 기법으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변동폭이 크다. 손실이 가장 컸던 종목은 다른 레버리지 ETF인 ‘2배 이더리움 ETF’로 계좌 평균 수익률이 -47.88%로 나타났다.

10개 종목 대부분이 변동성이 극히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고위험 ETF’다. 현재 한국 금융기관에서는 출시·유통할 수 없는 상품이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고위험 ETF는 현행 법규상 규제 조항이 없어 국내 투자자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미국 개별 기업 주식 중 손실이 큰 종목은 바이오 업체인 ‘리커전 파마슈티컬’과 ‘템퍼스 AI’로 한 달간 계좌 평균 수익률이 각각 -24.82%와 -21.25%로 집계됐다. 반면 수익을 거둔 종목들도 있었다. AI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19.90%로 수익률이 높았다.

한국인이 특히 사랑하는 미국 주식으로 꼽히는 테슬라는 한 달간 계좌 평균 수익률이 5.99%다. 실제 테슬라 주가는 이 기간 28.06% 급락했으나 계좌 평균 수익률에는 앞서 저가에 주식을 매수했던 고객 데이터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전례 없는 관세 부과와 유예를 반복하며 혼란이 극대화했고 미국 주식 고평가 논란과 AI에 대한 과잉 투자 우려까지 겹치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부진했던 국내 증시는 올해 들어 관세 등 대외 악재에 상대적인 내성을 보이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S&P500 지수는 지난달 5일 6061.48에서 이번 달 4일 5778.15로 4.6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509.27에서 2528.92로 0.78%가 올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 통상 기조가 당분간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인 만큼 미국 주식의 배분 전략을 바꿔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소수 고성장 종목과 고위험 ETF에 대한 쏠림을 지양하고 가치주, 배당주, 채권 등으로 포트폴리오(투자 종목)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