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2 대 2 구도… 막판 단일화, 15% 득표율 ‘변수’

4파전 된 부산교육감 재선거

보수, 정승윤·최윤홍 후보
진보, 김석준·차정인 압축
여론조사 통한 단일화 난망
사실상 ‘다자 구도’ 굳어져
후보 개인 경쟁력 판세 좌우
극적 단일화 여부엔 ‘촉각’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2025-03-10 18:28:59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각각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하는 ‘4파전’으로 압축됐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에 다자 구도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단일화에 성공하는 진영이 판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선거 막판 극적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도 성향을 표방해 온 황욱 예비 후보는 지난 9일 부산교육감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최윤홍 예비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날 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부산 교육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변혁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교육에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 싸움이 있을 수 없으며 정치적 중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교육을 정치적 이권 다툼의 장으로 만들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희생시키려는 시도를 결코 좌시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내달 2일 예정된 부산교육감 재선거는 중도진보 진영의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과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최윤홍 전 부산교육감 권한대행 등 4명으로 후보군이 좁혀졌다.

양 진영 모두 완전한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선거는 다자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 9일 부산시 중도·보수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중도보수 예비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통추위 단일화 과정에 합류하지 않은 최윤홍 전 부산교육감 권한대행이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며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진보 진영의 김석준·차정인 후보도 단일화 결렬 후 각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선거 활동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20여 일 남은 선거 기간에 추가적인 여론 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론조사 기관은 조사 개시일 10일 전까지 휴대전화 가상번호 제공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데다, 수억 원의 비용이 드는 공보물 인쇄와 사전 투표 일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탓이다. 결국 단일화를 하려면 여론조사 없이 후보 간 합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

다자 구도에서는 보수보다 진보 진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진영 모두 완전한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후보 개개인의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졌는데,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의 인지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 진영이 단일 후보를 낼 경우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보수 후보 간 단일화 요구가 선거 막판까지 거셀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 한 교육계 원로는 “아무래도 보수 진영이 ‘단일화 실패는 곧 선거 패배’라는 위기감을 조금 더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진영을 떠나서 선거 막바지에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루는 후보가 있다면 얼마든 판세는 뒤집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막대한 선거 비용도 후보들에게 단일화를 고민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변수다. 교육감 선거에서 유효투표 수의 10% 미만을 득표하면 선거 비용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반면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 비용 전액(부산 기준 16억 9255만 원), 10~15% 득표 시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다. 표가 여러 후보로 분산되는 다자 구도에서는 득표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선거 비용 보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위험도 커진다. 이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후보의 중도 낙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