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주촌신도시 인근 폐기물처리시설 확대 논란

골든루트산단 내 폐기물처리업체
용량·종류 확대 계획안 시에 제출
전국 유해 물질 매립 가능해 우려
주민 8000세대 “건강 위협” 반발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2024-10-16 09:14:12

경남 김해시 주촌면 아파트 단지에 폐기물처리시설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주촌면 아파트 단지에 폐기물처리시설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경민 기자

김해 주촌신도시 인근 산단에 폐기물처리시설을 건립하는 업체가 최근 폐기물 처리 용량과 종류, 방식을 바꾸는 계획 변경안을 김해시에 제출해 논란이 인다. 지정폐기물이 추가된 데다, 처리량까지 크게 늘면서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 목소리가 커진다.

16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의 공동주택단지 곳곳에는 인근 골든루트산단 내 폐기물처리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1급 발암물질 지정폐기물 매립장 결사반대’ ‘지정폐기물 매립은 엄청난 재앙을 자손에게 물려준다’라는 글에서 시설에 대한 주민 거부감이 드러난다.

김해시는 지난달 30일 시 누리집에 ‘김해 골든루트산업단지 개발계획·실시계획 변경(안)’을 고시했다. 이 변경안에는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산단에 짓기로 한 시설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현재 계획안은 2008년 골든루트산단 계획 최초 승인 때 포함된 것”이라며 “토지 소유주가 최근 폐기물처리시설 용량과 폐기물 종류, 처리 방법 등 변경을 신청해 관련 법에 따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고시된 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기존 계획에 있던 소각시설은 빼고 매립시설만 조성하는 것으로 바꿨다. 반입 대상을 산단 내 발생 폐기물에서 전국 발생 폐기물로 확대하고, 일반폐기물 매립시설을 18만 1931㎡ 규모에서 70만 1735㎡ 규모로 크게 늘렸다.

반입 폐기물 종류에 지정폐기물을 추가하면서 지정폐기물 매립시설도 12만㎡ 규모로 세운다. 지정폐기물은 석면, 농약, 페인트, 래커 등 유독 물질을 말한다. 의료폐기물도 지정폐기물에 속하지만, 사업시행자는 ‘의료폐기물과 방사능 관련 폐기물 제외’를 계획 변경안에 기재했다는 게 김해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업지 인근 주민들은 애초에 공동주택 밀집 지역에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어떤 방법으로도 유해 물질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김해센텀 두산위브더제니스 강경동 입주민대표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김해로 모으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인근에 하천도 있어 유해 물질 유입이 더욱 우려된다”며 “주촌면과 외동, 내덕동 공동주택협의회를 만들어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촌면 공동주택 밀집지는 사업지(농소리 629-7번지)로부터 직선 약 2km 거리에 있다. 이곳에는 2만여 명이 거주한다. 약 1km 떨어진 내덕동에는 내년 초등학교가 개교한다. 주민들은 지난 15일 주민설명회가 열린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반대 집회를 했고, 오는 21일에는 반대 의견을 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해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관련 기관 또는 부서와 변경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변경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라며 “주민 의견 취합 등을 거쳐 인허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사업시행자는 이번 폐기물처리시설 계획 변경안이 통과되면 다시 국토법 등에 따라 세부 설계를 한 후 실시계획 인가를 김해시 도시계획과에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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