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정국’ 되나…여야, 김건희 여사 ‘철없는 오빠’ 카톡 두고 공방전

친한계 “굉장히 당황스럽고 국민들은 황당해”
친윤계 “허무맹랑, 가십거리도 안 되는 이야기”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4-10-16 10:39:24

명태균 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 페이스북 캡쳐. 명태균 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 페이스북 캡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오빠 카톡’을 놓고 정치권이 공방전에 나섰다.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카톡 논란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는 “가십거리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는 “굉장히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누가 의사결정권자인지 생생히 보여준다”며 공세에 나섰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 명태균 씨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공개했다. 대화에서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는 명 씨에게 오빠 대신 사과를 한다며 자신이 명 씨를 완전히 의지한다고 밝혔다.

의혹으로 거론되던 김 여사와 명 씨의 관계가 카톡 대화로 확인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커졌다. 대통령실이 ‘오빠’는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국민의힘 친한계가 직접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만약 (오빠가)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었다면 대통령 부인이 이런 식의 표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당황스럽고 국민들은 황당해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친오빠였다라고 하더라도 설명이 잘 안 되고 석연치 않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제일 황당한 게 그 해명”이라며 “누가 봐도 그런 식의 해명이 과연 먹힐까, 설득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본인이 녹취록도 까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만약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표현을 한 내용이 공개되면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한 게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윤계에선 “대통령실 해명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오빠가 누구인지 중요한 이야기냐. 여사님이 주고받은 사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실 해명이 맞다고 본다”면서 ‘친오빠라면 대선을 패밀리비지니스로 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거를 하는데 가족이 당대표를 만나든 최고위원을 만나든 무슨 상관이냐”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실이 왜 명 씨를 고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고 고소해서 판을 키울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가십거리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 메시지 논란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야당에선 총공세에 나섰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SNS를 통해 “(김 여사 메시지 논란은) 누가 의사결정권자인지 생생히 보여준다”면서 “대선 과정에도 정권 출범 후 국정운영에서도 김건희가 ‘사실상 대통령’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명태균이 살라미처럼 문자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며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대통령실 해명을 국민들이 믿겠느냐”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이 그나마 갖고 있던 대통령실이나 대통령 부부에 대한 신뢰가 어제 (대통령실) 해명으로 완전히 깨졌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명 씨 얘기가 나오니까 대통령이 두 번 만났다고 (대통령실이 해명) 했는데 이미 확인된 것만 해도 수차례고 6개월 동안 매일 통화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명 씨가 녹취도 공개하고 문자도 내놓고 하겠다는데 그럴 때마다 대통령실이 입장을 우리 국민이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김건희라는 사람 하나 때문에 외교 안보 교육 모든 분야가 다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다”면서 “김 여사가 대통령을 만들어줬는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김 여사 때문에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