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2-16 16:50:4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지지율 약세를 드러내고 있다. PK는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와 관련 ‘부동층’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유독 이 대표에 대해선 반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3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2%),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홍준표 대구시장·오세훈 서울시장(각 5%),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김동연 경기도지사(각 1%) 순이었다.
이 대표는 2022년 이후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30% 지지율로 올라섰다. 당내 인사 가운데 김동연 지사의 지지율이 1%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 지지다. 이 대표는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78%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PK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PK 지역 이 대표 지지율은 23%로 서울(38%), 경기·인천(35%), 대전·세종·충청(35%)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PK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적극 반대’ 비율이 높았다. PK 응답자 가운데 이 대표를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6%에 달했다. 반면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PK에서 이 대표에 대한 ‘적극 반대’는 이념 중도층, 무당층에서도 높았다. PK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 가운데 26%가 이 대표를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33%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한다’는 무당층은 3%, ‘지지한다’는 무당층은 17%에 그쳤다. 이념 중도층에서도 이 대표를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5%로 가장 높았다.
PK에서 잠재적 대권 후보별로 ‘절대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이 대표가 46%로 가장 높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44%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한동훈 전 대표가 38%로 유일하게 30%대를 기록했고 홍준표·김문수(27%), 오세훈(24%), 김동연(22%) 순이었다.
PK에서는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도 지지율 약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PK 지역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5%, 민주당 26%로 양당의 격차가 컸다. PK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 주 대비 10%포인트(P)나 하락했다.
PK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강세가 나타나지만 부동층 규모도 높았다. PK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비율은 22%로 전국 최고였다. PK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에서 ‘의견 유보’자 비율도 37%로 전국 최고였다.
이처럼 늘어난 PK 중도층이 이 대표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PK가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PK는 이번 조사에서 탄핵 찬성과 반대가 47%로 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여론 쏠림’이 나타나지 않은 균형 상태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김문수 장관도 PK에선 9%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조기 대선이 실시되고 각 당이 ‘지역 순회 경선’에 나설 경우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PK 지역 지지를 확보하는 후보가 ‘바람몰이’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