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2025-02-17 18:27:20
부산 기장군 기장읍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앤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막바지 공사를 서두르다 안전 규정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반얀트리 해운대 화재로 발생한 사망자 6명의 부검이 실시됐다. 부검 결과, 사망자 전원이 연기를 흡입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과학수사대 등 40여 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 16일 진행된 합동 감식의 최종결과가 나오는대로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릴 전망이다.
화재 이후 합동감식단은 발화 지점을 B동 1층에 위치한 PT룸(배관 유지·관리·보수 공간)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당시 작업자들의 진술과 CCTV로 확인된 화재 현장 출입 시간 등을 모두 확인한 뒤 정확한 화재 원인을 결론 내겠다는 방침이다. 합동 감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고 기초조사를 진행한다.
경찰은 개장이 임박한 상황에서 작업 속도를 서두른 탓에 안전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만간 시공사인 삼정기업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경찰 측은 영장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발화 원인으로 추정되는 배관 용접 작업 현장 주변에 화재 감시자를 배치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감시자란 건설·공사 현장에서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을 담당하는 인력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용접 작업 반경 11m 이내 건물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있는 장소에는 화재 감시자를 둬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숨진 작업자 중에는 화재 감시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안전설비가 정상 작동했는지 여부도 규명한다. 당시 화재로 1층 내부 적재물에 순식간에 불이 붙으며 화염과 연기가 발생해 작업자들이 탈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화재 장소인 B동 1층 공간 하부층과 공사장 인근에는 여전히 목재와 페인트, 단열재 등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는 자재들이 쌓여 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18일 오전 부산청 형사기동대 사무실 앞에서 화재 관련 중점 수사 사항과 향후 수사 진행 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