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현실에 찌든 어른들이야 언제라도 시간을 되돌려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고픈 생각이 가장 굴뚝같겠지만, 보통은 지난날의 말실수가 후회되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때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그리고 지금, 그 소망을 이루어 줄 책 <시간 돼지>가 출간됐다.
어느 날 열 살 시유의 눈앞에 나타난 시간 돼지는, 서른 살 시유가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며 돌이킬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다. “올 거면 열흘 전에 오지.” 이미 아린이를 다치게 해 후회하는 시유에게 시간 돼지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바로 미래의 시유가 정말 후회하게 된 날은 (아린이를 다치게 한 며칠 전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라는 것! 아린이에게 사과하지 못한 채 볼 때마다 불편하기만 한 시유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 휘청거린다.
시간 돼지는‘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시계 토끼처럼 황금 시계를 들고 다니며, 이름만 들어도 절로 궁금해지는 다양한 도구를 꺼내 보이곤 한다. 필요한 말을 조언해 주는 ‘똑딱똑딱 입’, 마시면 힘이 팔팔 나는 ‘팔팔 요구르트’ 등 기상천외한 도구들로 기막힌 타이밍에 딱 맞는 도움을 건넨다. 시간 돼지는 무심한 듯 툭툭 말을 내뱉지만, 사실 누구보다 시유를 걱정하는 마음이 돋보인다.
과연 시간 돼지는 의뢰인 시유의 과거로 돌아가 임무를 성공할 수 있을까? 매력 만점 시간 돼지와 함께 후회하는 시간을 없애러 떠나보는 것을 어떨까. 어린이뿐 아니라 현실에 찌든 어른들도 책을 펼치면 마음만은 시간을 거슬러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저자 황섭균은 숙명여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문화예술행정학과 관광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 ‘이불 바다 물고기’로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0년 ‘마수오와 수상한 도둑’으로 제3회 다새쓰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황섭균 글·유영근 그림/웅진주니어/96쪽/1만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