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4-08 17:48:04
처졌던 타격이 올라오니 이제는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진다.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초반부터 투타의 엇박자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다. 시즌 초반 1할대였던 팀 타율은 2할 중반대로 올라섰지만 거꾸로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하던 불펜진이 무너져 연이어 역전패를 허용하는 상황이다.
불펜진 붕괴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이다. 롯데는 초반부터 타격전을 벌이다 7회말 3점을 뽑아 12-7로 앞서 승리를 챙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8회에 무려 7점, 여기에 9회 1점을 더 잃어 12-15로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믿었던 선발투수 데이비슨(2와 3분의 2이닝 6안타 3실점)이 3회도 버티지 못한 데다 구원투수로 나선 불펜진이 줄줄이 실점한 게 원인이었다. 롯데는 이날 불펜투수 8명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이 중 5명이 12점을 내줬다.
4일 두산전에서도 6회말까지 3-2로 앞서다 선발투수 반즈가 갑자기 무너진 데 이어 불을 끄겠다면 등판한 구원투수 4명이 다 합쳐 9점을 잃는 바람에 3-15로 역전패했다.
7일 현재 롯데 투수진은 13경기에서 117이닝을 던지고 74실점(65자책)을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5.00으로 키움 히어로즈(5.79)와 NC 다이노스(6.10)에만 앞선 8위다. 팀 평균자책점 1위 LG 트윈스(2.39), SSG 랜더스(2.45), KT 위즈(2.73)과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그나마 롯데 선발진은 71과 3분의 2이닝 동안 33실점(30자책)하며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해 잘 버티는 중이지만, 구원진이 이를 망치는 게 현실이다. 롯데 불펜진은 올해 45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면서 41실점(35자책)해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했다.
롯데 구원진의 문제는 대부분이 다 부진하다는 데 있다. 기대를 모았던 박진(평균자책점 4.50), 정철원(〃 5.40)은 물론이고 박준우(〃 12.71), 정현수(〃 5.06), 김상수(〃 15.43), 김강현(〃 4.91)도 기대에 못 미쳤다. 그나마 마무리투수 김원중(평균자책점 1.59)과 투구이닝이 적은 송재영(〃 2.45)이 근근이 버티는 상황이다.
아무리 못 해도 2~3명은 무너지지 않고 호투하면서 전체 구원진을 이끌어줘야 하는데 현재 롯데에는 그런 구심점이 없다.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구원진의 기둥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최준용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빠지고 구승민마저 개막 직후 이탈한 상황이어서 롯데 구원진을 보는 팬들의 눈앞은 캄캄하기만 하다.
롯데는 2023년과 2024년 불펜 평균자책점 8위(4.63), 9위(5.36)로 부진해 가을야구에 실패하고 말았다. 올해도 불펜진의 부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한다면 가을야구의 꿈은 여전히 멀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