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밀착 김정은, 정부 중국 전승절 행사에 촉각

3일 中 전승절 행사 시작
김정은 6년 만에 중국 찾아 행사 참석
'북중러' 동맹 강화 움직임에 정부도 촉각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9-03 10:00:16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행사가 열리면서 정부도 북중러 밀착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일 동맹 강화 이후 열리는 반서방 진영의 행사인 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극적인 중러 밀착 행보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매체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전승절 행사장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건 6년 만이다. 이날 오전 9시 18분 중국 관영 CCTV 카메라에 포착된 김 위원장은 검은색 방탄 리무진을 타고 베이징 고궁박물관에 내렸다. 김 위원장이 전날 베이징에 당도할 당시 포착됐던 딸 주애는 이날 각국 정상들의 입장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러 정상이 배우자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배우자 리설주 여사도 포착되지 않았다. 이날 김 위원장은 평소 즐겨 입는 인민복이 아닌 검은 양복에 밝은 금색 넥타이를 맸다. 중국 CCTV는 김 위원장이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부터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장면을 끝까지 보여주며 예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을 영접하면서 악수한 뒤 다른 손으로 감싸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앞서 뒤에서 두 번째로 입장했다.

이날 전승절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도 참석하는 만큼, 우 의장과 김 위원장과의 조우 여부도 주목된다. 우 의장은 방중을 위해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관해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방중 기간 전승절 참석 외에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국회 격)와 국무원 고위 관계자를 면담하고 5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중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김태년·박정·홍기원 의원,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등이 동행했다.

대통령실도 전승절 행사에 주목하며 김 위원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미 대화 의지를 끌어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피스메이커' 역할을 당부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순방을 통해 한미일 동맹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 김 위원장이 6년 만에 중국을 방문,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면서 한층 강화된 북중러 동맹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도 확실히 손을 맞잡을 경우 북미 대화는 물론, 남북 간 대화 문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행사를 비롯한 국제 정세 움직임을 보고 받으며, 외교 안보 정책 구상을 다듬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북한의 주요 정황과 그리고 정황 이동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보고 그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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