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09-03 13:38:50
올해 지방 건설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관련 대출이 급속히 부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말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23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116억 원)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규모다. 불과 6개월 만에 연체 대출이 1200억 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연체는 1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 상환이 밀린 것을 의미한다.
건설업 연체 대출은 모든 은행에서 일제히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작년 말 22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482억 원으로, 신한은행은 224억 원에서 334억 원으로, 하나은행은 216억 원에서 303억 원으로, 우리은행은 187억 원에서 333억 원으로, NH농협은행은 267억 원에서 850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연체 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말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1272억 원이었다. 이후 한 해 동안 80% 넘게 급증한 셈이다. 계절적 요인과 관계 없이 연체 증가세가 가팔랐다는 의미다.
부동산 매매, 임대, 개발, 관리 등을 포함하는 부동산업 연체 대출 역시 증가했다. 5대 은행의 부동산업 연체 대출은 작년 상반기 말 4193억 원, 작년 말 5727억 원, 올해 상반기 말 6211억 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는 5대 은행의 전체 연체 대출(가계대출 포함)이 작년 말 8조 995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8조 2806억 원으로 8%가량 줄어든 것과도 대조된다.
건설업 연체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으로 건설투자가 8.3%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5월 제시한 전망치(-6.1%)에서 추가로 낮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건설투자 증가율이 0만 돼도 올해 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가 건설 경기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을 중심으로 수요 위축, 미분양 확대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건설업 차주들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연체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