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A 씨는 아침 잠에서 막 깨어났다. 간밤에 숙면을 취해서인지 컨디션이 매우 상쾌하고 몸이 가벼웠다. 창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을 맞으며 간단히 차를 마시면서 아침 뉴스를 본다. 그런데, A 씨는 더 할 일이 없다. A 씨의 나이는 120살이다. 부인과 아들 딸은 오래 전에 노환과 지병으로 다 유명을 달리 했고, 대부분의 친구들 역시 오래 전에 죽었다. 얼굴은 젊어 보이고, 몸도 가볍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 취직할 곳도 없다. 최저 생계비 정도의 연금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다. 세상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A 씨는 발전을 따라갈 수가 없었기에 A 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위의 글은 가상의 내용이다. 최근 항노화와 장수에 대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어떤 약을, 어떤 식품을, 어떤 운동을 하면 젊음을 유지하면서 장수할 수 있다고 하는 것들이 대다수다. 항노화와 장수를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이 꾸준히 필요하다. 몇 가지의 의약품 혹은 건강식품으로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이들은 부분적으로 필요한 요소일 수는 있지만, 항노화 치료의 근간은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꾸준히 유지하고, 근감소증에 빠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며, 뇌와 인지기능의 노화를 최소화하고, 발전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들도 계속해야 한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들의 예방과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도 꾸준한 정기검진과 세심한 의학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장수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강한 의지가 있어야만 장수를 위한 식사와 운동을 꾸준히 유지하고, 몸에 해로운 나쁜 습관들을 멀리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시간 살아갈 삶의 목적과 의미가 있어야 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감정적으로 부족함이 없어야만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경제적인 부분에서 비록 풍족하지는 않아도 부족함은 없어야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의 일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준비되지 않은 노년의 삶은 무척 단조롭고 외로울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노년은 오히려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젊고 건강하게 오래도록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들과의 친분을 만들고 유지해야 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재미 있고 의미 있는 일들을 찾아 두어야 한다. 동시에 항노화를 위한 체계적이고도 과학적인 노력은 꾸준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진료실에서 80세가 넘은 환자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다들 건강하고 아프지 않게 더 오래 살고 싶어 하신다. 그러면 내가 짓궂게 물어보곤 한다. “어르신, 그리 오래 사셔서 뭐 하시게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당황해서 답변을 잘 못하신다. 그러면 내가 웃으며 한 말씀해 드린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