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소신 지나쳐” 박 전 대통령 발언 놓고 여야 정치권 엇갈린 해석

친한계 박상수 “많은 말 중 굳이 분열 워딩 옮길 필요 있나”
신동욱 대변인 “해석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언론에 전달해”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5-03-04 10:14:18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쳤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번 발언에 대해선 특히 한동훈 전 대표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온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돌이켜 보건대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내세우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고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김무성 당시 대표와의 갈등을 회고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한 전 대표를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TV조선과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가 갈등을 유발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에게 윤 대통령은 어떤 존재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가 밖에서 모르는 풍파를 많이 겪었다”며 “그럴 때마다 많이 지켜주고 서로 도와줬던 관계”라며 협력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선 신 대변인이 박 전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당대표와의 갈등 관련 부분을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원외 친한계 인사인 박상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많은 말들이 있을 텐데 굳이 그 말(당대표의 지나친 소신)을 (언론에) 옮겼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를 내신 분인데 굳이 보수 분열의 워딩을 그렇게 옮길 필요가 뭐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권성동 원내대표 시절에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가 수모를 당하면서 쫓겨났다”면서 “이분들이 (대선후보) 경선 관리를 잘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경선 관리에) 적절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 대변인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당 대표 관련 발언이 분명히 있었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제가 있는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언론에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콕 집어서 ‘돌이켜보건대’라는 표현을 쓰셨다”면서 “원문은 ‘돌이켜보건대 당대표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였는데) 이것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이라는 표현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어려운 시기에는 소신도 좀 꺾을 줄 알아야 하고, 그렇게 당이 단합해서 위기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긴 얘기 중에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신 대변인은 ‘누구를 지칭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박 전 대통령께서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해석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선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 “꼭 나쁜 뜻은 아니다”는 해석도 나왔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에 여당 대표 격이었던 박 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 뜻이 같지는 않았다”면서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면서 정권이 연장되는데도 교체되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상기해 보면 (이번 발언이) 나쁜 뜻으로 말씀하셨다고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김지호 대변인은 권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권 비대위원장이 꼭 그래야만 했느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결과론적으로는 한 전 대표를 견제하는 형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권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최 전 수석은 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권 위원장과 원내대표가 왜 이 시기에 박 전 대통령을 방문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조기 대선이 이뤄져 지지층 단속 차원이라면 이해가 갈 수 있는데 (국민의힘은) 지금 탄핵 과정에서 조기 대선 함구령을 내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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